'아베 마리아'모음 앨범 오는 25일께 국내출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아베 마리아,정다운 아가씨여.소녀의 소원을 들어주소서.단단하고 거친 바위 위에서 나의 기도를 그곳까지 보내드립니다』(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지난해말 일본에서 발매된지 6개월만에 9만장이 넘는 판매고로클래식 차트 2위를 달리고 있는 『아베 마리아』 앨범(빅터)이오는 25일께 국내출시된다.
서울음반과의 라이선스로 소개되는 이 앨범은 러시아의 신예 카운터테너 슬라바(본명 비야체슬라브 카간팔레이)가 『아베 마리아』만을 엮어 레코딩한 것으로 록 프로듀서 출신인 그레그 월시가제작을 맡아 색다른 관심을 끈다.
슬라바의 스승인 역사학자 발레리 쿨라코프가 도서관을 뒤져 찾아낸 37편의 『아베 마리아』 악보중 11개를 골라 편곡.녹음했다.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와 바흐의 『평균율 제1번 C장조』를 반주로 해서 곡을 붙인 구노의 『아베 마리아』는 물론 카치니.모차르트.토스티.비제.생상스.베르디.브루크너.리스트.스트라빈스키 등 유명작곡가들이 남긴 생소한 『아베 마리아』까지 수록돼 「유명작곡가들의 감춰졌던 보배」를 발견하는 기쁨도 안겨준다.
또 슬라바가 노래 말고도 신시사이저가 중심이 된 반주를 직접맡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록 프로듀서의 작품답게 클래식 성악녹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깔끔하고 정제된 소리 대신에 믹싱과정에서 사운드 효과를 강조한 환상적이고 섬세한 소 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카운터테너는 자연 발성음에 가성도 사용해 테너보다 높은 음역을 구사하는 남성가수.거세한 남성 소프라노 가수인 카스트라토를금지했던 프랑스를 중심으로 발달했으나 오늘날에는 매우 희귀한 목소리다.
수려한 외모와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자랑하는 슬라바는 벨로루시공화국의 고멜에서 태어나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에서 바이올린과 피아노를,벨로루시 국립음악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다.87년 레닌그라드 필하모닉의 슈만 『레퀴엠』 공연에서 소프 라노 솔로를맡아 공식 데뷔했다.선천적으로 타고난 미성 때문에 영국 길드홀음악학교에 무시험으로 입학한 그가 카운터테너로 능력을 인정받은것은 92년 브리튼의 『한여름밤의 꿈』에서 오베론역을 맡으면서부터.94년 런던공연 후 더 타임 스는 『다이아몬드같은 목소리』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