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파수꾼’… 국제사회 관심 높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2005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 국제대회 당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는 수전 숄티 미국 디펜스포럼재단 회장.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제공]

 2008년 제9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수전 숄티(49·여) 미국 디펜스포럼재단 회장은 1990년대 중반 북한 및 탈북자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후 미 의회를 통해 이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숄티 회장은 96년부터 3년간의 노력 끝에 99년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의 북한 정치범 수용소 관련 청문회 개최를 이끌어냈다. 이 청문회를 계기로 미 의회에서는 상원 법사위원회, 하원 국제종교자유위원회에서 북한 내 인권 및 정치범 수용소 실태, 중국 내 탈북자 문제 등에 대한 청문회 등이 이어졌다. 미국 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 북한 및 탈북자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정적 계기였다.

국내에 숄티 회장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2001년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미 의회 증언을 추진하면서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 악화, 황 전 비서의 신변안전 문제 등을 우려해 난색을 표시했다. 하지만 숄티 회장은 디펜스포럼재단 명의로 황 전 비서를 초청하는 등 방미를 추진한 끝에 2003년10월 황 전 비서의 미 의회 증언을 성사시켰다. 숄티 회장은 2004년 미국의 ‘북한 인권법안’ 통과에 기여했고, 이를 계기로 매년 미국 내에서 ‘북한 자유의 날’ 행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는 디펜스포럼재단 회장 외에도 미국 내 북한자유연대 의장, 미 의회 북한인권위원회 이사 겸 부위원장, 북한 자유방송 명예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1959년 코네티컷주 노워크에서 태어난 숄티 회장은 17세던 76년 미국 공화당 대선 예비선거 당시 로널드 레이건 후보 진영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는 등 일찍 정치에 눈을 떴다. 대학(버지니아주 윌리엄앤드메리대학) 시절 ‘자유를 위한 미국의 젊은이들’이라는 보수단체에서 활동했다. 또 85∼87년에는 당시 미 의회 대표 보좌관 중 최연소 보좌관(공화당 맥 스위니 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디펜스포럼재단 창립자이자 남편인 채드윅 고어(유럽안보협력위원회)를 이어 89년부터 이 단체 회장을 맡고 있다.

장혜수 기자

◆디펜스포럼재단(DFF)=1987년 워싱턴DC에 설립된 비영리재단이다. 초기에는 주로 국방 관련 이슈를 다뤘으나 89년 수전 숄티가 회장을 맡으면서 북한과 서사하라 쪽 인권문제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미국을 강하게 지켜내고, 자유·민주주의·인권을 증진한다’라는 재단 슬로건이 보여주듯 보수 성향이 강한 단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