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복용으로 기형아출산 우려 과민성 임신중절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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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임신인줄 모르고 감기약을 먹었던 적이 있어 아무래도 불안해요』라며 산부인과를 방문한 K부인(25).다행히 복용한 약이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사의 설명에도 불구하고K씨는 불안하다며 막무가내로 7주된 태아의 임신 중절을 고집했다. 이처럼 필요이상의 과민성 임신중절이 최근 들어 늘고있다.
심한 선천성 기형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출생아의 2%정도.원인은 다양한 유전적.환경적 요인들이라고만 알려져 있을 뿐 아직 밝혀지지 않은 원인들이 더 많다.
그러나 태어날 아이의 건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은 단연 임신부다.
즉 수정된 태아는 출생하기까지 임부의 상태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며 특히 태아의 각 장기가 형성되는 임신 초기인 3~8주사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2주까지는 해로운 약물이 투입되면 저절로 유산된다.

<그림 참조> 세계보건기구(WHO)는 임부의 86%가 임신중약을 복용하며 평균 2.9가지의 처방을 받는다고 보고한 바 있다. 79년 미 식품의약국(FDA)은 약을 태아에게 영향이 없는 약(A)부터 기형이 증명돼 절대 복용하지 말아야 할 약(X)에 이르기까지 A.B.C.D.X 등 다섯가지로 분류해 등급을매겨놓고 있다.
예를 들면 비타민도 종류에 따라 태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데비타민A의 경우 임신초기 하루권장량 이상을 복용하면 비뇨생식계.중추신경계 기형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타민B.C와 엽산은 동물실험 결과 많이 먹어 문제가생기는게 아니라 부족할 때 기형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생제도 페니실린 계통의 약은 태아에게 안전하나 테트라사이클린은 태아 기형을 일으킬 수 있다.따라서 K씨처럼 임신한 줄 모르고 약을 복용한 경우 무조건 약이 태아에게 해로울 것이라는생각으로 임신중절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거친 뒤 결정해야 한다.
반면 임신부에게 특별히 필요한 것은 철분제제다.
임신중에는 혈액량이 50%정도 증가함에 따라 임부와 태아를 위해 임신중기부터 시판되는 철분제제를 하루 1~2알 정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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