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시아 최고요리사들 솜씨 자랑-12개국서 동시에 경연대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식탁 위에서 동양과 서양이 화려하게 만났다.「동과 서의 만남」을 주제로 오스트레일리아 낙농회사 본락이 주최한 「아시아최고의 요리사 경연대회」가 5월과 6월 한국에서도 치러져 18일 최종심사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처음 열린 이 대회는 제한시간 안에 정해진 요리를 한 자리에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참가식당이 특별히 준비한 식사를취재기자를 포함해 5인의 심사위원이 순회하며 시식,조리대회라기보다 매번 마치 작은 축제처럼 진행됐다.
한국경연 참가식당은 리츠칼튼 「캘라시아」(조리사 파브리스 휴에),힐튼 「시즌즈」(조리사 요제프 하우스버거),하얏트 「파리스그릴」(조리사 레모 버덕스),신라 「라 콘티넨탈」(조리사 크리스토프 미젤),쉐라톤워커힐 「세라돈」(조리사 피 터 샴부르그),롯데 「쉔브룬」(조리사 이병우).공교롭게도 모두 특급호텔 프랑스식당이라 음식은 「서에서 동을 향해 손짓하는」격이 됐다.
참가 조리사들은 한국.프랑스.오스트리아.독일의 다양한 국적과20대 중반~40대 초반의 넓은 연령대에도 불구,유럽.아시아.
북미대륙의 여러 식당에서 10여년 이상의 조리경험과 최소 1년여 이상의 한국생활을 통해 나름대로 혀끝에 익힌 동양적 미각을프랑스 요리 위에 선보였다.중식의 고유한 재료인 상어지느러미를곁들인 전채요리와 수프,수프대신 차려져 나온 일식의 짭쪼롬한 달걀찜 등은 동양의 미각을 전하는 대표적인 음식.한식중에는 제철을 맞은 삼계탕이 톡톡히 아이 디어를 제공했다.
라 콘티넨탈이 끓여낸 인삼향 진한 닭고기 스튜와 세라돈이 마련한 닭고기에 찹쌀.대추를 박아넣어 끓인 수프는 같은 삼계탕을두고도 조리사들이 각기 다른 창의력을 발휘한 대표적인 예.시즌즈의 인삼을 갈아넣은 셔벗도 심사위원의 감탄을 자아낸 메뉴다.
주요리에서는 깻잎쌈에 착안,참깻잎을 말아 넣은 캘라시아의 쇠고기 안심,신김치를 말아넣은 파리스 그릴의 양고기,역시 김치를말아넣은 세라돈의 쇠고기안심이 한국적인 향과 질감을 과시했다.
향신료로는 간장.고추.마늘 등이 한국의 입맛을 낸 인기 품목이었는데 시즌즈는 동.서양의 향신료를 조화시킨 전채에 「독도(獨島)의 정신」이란 이름을 붙여내기도 했다.
입맛과는 별도로 남대문을 본 딴 얼음조각을 곁들인 감 셔벳,초콜릿으로 만든 용고(龍鼓)등 세라돈의 독특한 눈요깃거리도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동서의 만남이란 주제와 관련,가장 공격적인 메뉴를 시도한 것은 조리사가 한국인인 쉔브 룬.대표적 프랑스요리인 거위간에 고추장과 참깨를 발라 구워냈는가 하면 다소 얼큰한 게살야채수프를 신선로에 담아내기도 했다.
심사기준은 주제.맛.조화.조리정도 등 여섯가지 항목.한국.중국.홍콩.인도네시아.일본.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대만.태국.베트남 등 12개국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번 대회는 각국 심사위원이 뽑은 12명의 조리사가 다음달 싱가 포르에 모여출품음식을 한 자리에 선보이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이후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