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우표수집-이문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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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한때 수집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우표.지금도 국내 동호인이 40여만명을 헤아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관심있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어지간해서는 우취인(郵趣人.우표수집을 취미로 하는 사람)이라는 명함을 내놓기가 쉽지않은 것도 사실.34년■ 3만여종의 우표 20여만장을 모으는 한편 새로운 수집방식을 개척하는 등의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문호(李文鎬.49.부산 강서경찰서 감찰계장)씨는 명실공히 우표수집 전문가로 통한다.▶87년 대만에서열린 세계우표전시회에서 동상수상▶ 국내 우표전시회에서 93년부터 내리 3년간 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을 정도다.
그의 집 거실엔 「우취상락(郵趣常樂)」이라고 적힌 액자가 걸려있어 그의 삶을 짐작케 한다.
『15세때 친구 하나가 모은 우표를 우연히 보게 됐어요.비행기.배 등의 도안이었는데 보는 순간 마치 비행기나 배를 타고 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궁합이 맞았나봐요.』 당장 펜팔을 시작하는 한편 짬 날 때마다 국내 수집전문가들을 찾아다녔다.그결과 1백여개국에 달하는 우표를 갖게됐고 1884년 서울과 인천 사이에 3일간 통용된 우표도 손에 넣을 수 있었다.또 영어실력이 늘고 사람과의 교류관계가 넓 어진 것도 취미로 얻은 가외소득이라고 자랑.
『외국우표를 구하려니 영어공부를 안할 도리가 있나요? 그리고지금은 맨몸으로 전국 어디를 가도 굶지 않을 정도예요.어떤 분은 워낙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다보니 아직 저를 이군(李君)이라고 불러요.』 오랫동안 직업도 아닌 엉뚱한(?)일에 매달리다보니 사서 하는 고생도 많게 마련.우표에 관한한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독특한 수집방법을 창출했다.오래되고 휘귀한 우표를 모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
『같은 도안의 우표라도 5천만장을 발행하면 판형을 바꿉니다.
아무리 정교하게 판형을 제작해도 먼저 번과 같을 수가 없죠.판형별로 우표를 모으고 그 차이점을 찾아내는 거죠.또 천공(穿孔.낱장으로 뜯기 쉽도록 뚫어놓은 작은 구멍) 간격 도 마찬가지고요.돈만 많이 주면 살 수 있는 우표는 별 의미가 없다고 봐요.각별한 노력이 따라야 의미있는 수집이죠.』 푼돈으로 하나 둘 모은 우표가 자산가치도 있어 퇴직금을 두번 받는 셈이라는 그는 오는 9월 문화사절단의 일환으로 부인과 함께 그리스와 터키여행을 할 꿈에 부풀어 있다.
*수집요령 1.주제별로 모은다.
2.중앙우체국에선 지난 우표를 액면가로 살 수 있다.
3.뒷면에 지문이 묻지않고 천공상태도 반달형으로 가지런해야 한다.또 사용된 우표의 경우 봉투상태도 반듯해야 한다.
4.오래된 우표는 사용된 게 가치있고 최근 우표는 사용안한 게 비싸다.
부산=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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