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좋아지면 실업률도 뛰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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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1월 이후 낮아지던 일본의 실업률이 4월엔 큰 폭으로 치솟았다.3월의 3.1%에서 3.4%로 껑충 뛴 것이다.모두들깜짝 놀랐다.
경기가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실업률이 이같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연유일까.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뜻밖에도 「경기가 회복되고 있기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중 일자리를 구하려고 노력했으나 구직에 실패한 사람들의 비율이다.
따라서 놀고 있더라도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으면 아예 실업자로분류되지 않는다.
그런데 침체기엔 일자리를 구해 봤자 마땅한 자리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구직행위가 활발치 못하다.
그러다 다들 경기가 좋아진다고 하니 놀고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구직전선에 나서면서 실업률을 이렇게 끌어올리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에서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구직자가 크게 늘고 있다.
4월중 여성 실업자는 6만명이 새로 늘어 32만명에 달했다.
이는 여성들이 무더기로 직장에서 쫓겨난 때문이 아니라 일없이지내던 여성들이 구직활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시간이 좀더 지난 뒤 탄탄해진 경기가 이들 구직자를 흡수하기시작하면 실업률은 다시 낮아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4월중 실업률 상승은 시차(時差)에 의한 일시적현상으로 볼 수 있다.
어쨌든 실업률이 이렇게 높아지자 일본 금융계에서는 그동안 나돌던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조치가 좀더 늦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심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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