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야구, e-세상서도 금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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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성화는 꺼졌지만 온라인게임 세상은 올림픽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게임이 요즘 국내외에서 인기 상한가다. 국내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를 제패한 야구의 인기가 온라인 및 휴대전화 모바일게임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축구·농구·탁구를 다룬 게임이 올림픽의 수혜자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2월 선보인 온라인 야구게임 ‘슬러거’(네오위즈·사진)가 야구대표팀을 공식 후원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림픽 기간 중에는 대표팀의 경기가 벌어질 때마다 동시 접속자 수가 20% 정도 늘었다. 대표팀이 금메달을 딴 23일에는 최고 동시접속자 1만6000명을 기록했다.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게임 평균 접속 시간이 30분가량 늘어난 120분에 달했다.

김준현 네오위즈 홍보실장은 “마우스만으로 투구·타격 등의 야구 동작을 구현할 수 있는 간편한 조작 방식과 봉중근 등 투수의 특징적인 폼을 재현한 애니메이션이 특히 사랑받고 있다” 며 “올림픽 야구 우승 효과로 올 2분기 월평균 1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3분기에는 20% 이상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7월에 휴대전화 게임으로 선보인 ‘2008 베이징올림픽’(지오인터랙티브)도 올림픽 덕을 톡톡히 봤다. 이 게임은 올림픽 개막전까지 하루 다운로드 4000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림픽을 시작하자 7000건, 폐막 이후에는 8000건으로 1일 다운로드가 가파르게 늘어났다. 이 게임은 육상·수영·양궁 등 18개의 올림픽 종목으로 구성됐다. 올림픽 공식 라이선스도 받았다.

액토즈소프트는 곧 온라인 탁구게임 ‘엑스업’을 중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인들의 ‘탁구 사랑’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비공개 서비스를 마쳤으며, 이달부터 공개 시범 서비스를 통해 인기몰이에 나선다. 이 회사는 중국 시장의 반응을 본 뒤 국내 역수입 등 세계 각국에 엑스업을 수출할 계획이다.

해외 게임 시장에서도 스포츠게임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남미 지역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축구 우승과 함께 휴대전화용 축구게임 ‘리얼사커 2008 3D’(게임로프트)가 최근 네티즌 사이에 인기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 게임의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 PC 및 엑스박스용으로 발매된 농구게임 ‘NBA 라이브 08’(EA)도 미국 ‘리딤(redeem·다시 영광을 찾아온다)팀’의 금메달 소식에 북미 지역에서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장주 명지대 교수는 “지구촌 사람들이 올림픽 경기를 보며 느꼈던 감흥을 온라인게임으로 이어 가려는 분위기”라며 “스포츠게임에 새로운 이용자가 유입되고, 기존 게이머들은 더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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