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는어디로>4.이스라엘 점령지 반환놓고 분열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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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스라엘 사회가 이번 선거를 통해 「분열과 반목」이란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것도 중동 평화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다.
불과 3만표 차이가 승패를 가른 이번 선거에서 이스라엘 국민들은 네탄야후와 페레스 지지로 양분됐다.
극우 유대주의자들은 90% 이상이 네탄야후를 지지한 반면 50여만명의 아랍 유권자들은 4명중 3명꼴로 페레스를 지지했다.
또 크네세트(국회) 선거에서 노동당.리쿠드당이 의석을 크게 잃은 대신 종교 정당등 군소 정당들이 약진한 것도 이스라엘내 분열의 골이 깊고 여러 갈래임을 보여준다.
게다가 극우 보수파인 민족종교당(NRP)이나 정통 유대교 정당인 「샤스」등 우익 종교 정당들이 세(勢)를 크게 늘린 것은이스라엘의 대내외 정책이 앞으로 종교 세력의 입김에 크게 영향받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네탄야후와 연정을 구성하게 될 우익 종교정당들은 하나같이▶점령지 반환거부▶정착촌 확대▶이민 유입 확대등을 통한 「이스라엘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요르단강 서안과 골란고원 반환을 거부하는 데는 안보상의이유 외에 유대인들이 신으로부터 점지받은 땅이므로 절대 양보할수 없다는 종교적 믿음이 강하게 배어있다.
「영토와 평화를 맞바꾼다」는 그간의 중동 평화협상 원칙이 무너질 것이란 우려는 여기에서 비롯된다.
보수파들은 또 현재의 정착촌 숫자를 배로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수십억달러의 자금이 소요돼 경제성장의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동당 정권은 92년 집권 이후 정착촌 확대 기금을 도로등 사회 기반시설 건설에 투자,지난 4년간 연평균 6.5%의 착실한 경제성장을 이룩해왔다.
안보 우위를 신봉하는 네탄야후가 공약대로 국방비및 정착촌 확대자금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경우 「경제 위축」과 「중동평화후퇴」란 안팎의 걱정은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끝〉 런던=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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