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열악한 시설 해프닝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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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2002년 월드컵이 유치되면 야구장이 포함된 종합운동장을 새로 짓게 되겠지요.지금 있는 야구장이 어디 구장입니까.월드컵이라는 큰 대회가 열려야 관계자들이 비로소 몸을 움직일겁니다.
』 한 야구인의 푸념이다.
열악한 야구장 상황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열기를 더해가는 프로야구에 간혹 결정적인 찬물을 끼얹는다.
28일 대구에서 벌어진 삼성-쌍방울전에서는 진기명기가 벌어졌다. 6회초 1사2루에서 쌍방울 김현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딱.』 공은 우익수 우측으로 굴러 파울과 홈런을 구분하는 폴대밑 담장까지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2루주자 김광림이 홈에 들어온 것은 물론 김현민이 3루로 뛰고 있는데도 삼성 우익수 양준혁은 담장 앞에 구부린채 공을 던질 생각을 않고 있었다.
공이 그라운드와 담장 사이에 끼여 양준혁이 열심히 빼내고 있었던 것이다.공을 빼낸 양이 공을 던졌을 때는 김현민이 이미 3루를 밟은 다음이지만 그라운드 사정을 인정한 심판은 2루에 머물 것을 명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쌍방울측의 어필이 약간 있었지만 상황이 인정돼 경기는 그대로진행됐다.
지난 21일 전주에서는 외야에 고인 물때문에 LG-쌍방울의 경기가 취소됐다.
그밖에 조명시설 없는 군산구장,아직도 나무판으로 선수이름을 올려 선수교체가 있어도 알길 없는 마산구장,불규칙바운드의 대명사격인 잠실구장의 내야.
관중들은 열악하기 짝이 없는 야구장을 언제까지 참고 지켜봐야할지 안타까운 노릇이다.
대구=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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