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베리아 축구스타 조지 웨아 망명축구팀 구성 주장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출신의 축구스타인 「아프리카의 흑진주」 조지 웨아(30)가 「축구판 망명정부」구성을 주장,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탈리아 프로명문 AC 밀란에서 활약중인 웨아는 최근 『라이베리아의 98프랑스월드컵 출전을 위해 망명팀을 만들 수 있도록국제축구연맹(FIFA)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유럽무대 진출 7년만인 지난해 FIFA 선정 올해의 선수와 비유럽인으로는 처음 유럽골든볼(유럽축구기자단 선정)을 움켜쥔 웨아는 95~96시즌 직전 1천만달러(약 78억원)를 받고 파리생제르맹(프랑스)에서 AC 밀란으로 이적,10골 을 기록하는등 리그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비시즌을 맞아 최근 모국을 찾은웨아가 각종 환영식에 불려다니는 대신 기자회견을 자청,이같은 주장을 들고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라이베리아의 내전 탓으로 풀이된다.
아프리카 서부해안에 위치한 인구 2백60만명,면적 11만1천여평방㎞의 라이베리아는 부족갈등에 따른 7개 정파간 유혈투쟁으로 6년째 내전상태에 있다.
지난달초에도 수도 몬로비아에서 내전이 격화돼 국제공항이 파괴되고 6백여명의 민간인과 외교관들이 반정부군의 인질로 붙잡히는등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웨아 역시 고향 몬로비아에 발을들여놓지 못한채 인근 도시를 방황해야 했다.
이와관련,웨아는 『미국이 라이베리아 위기해소를 위한 주도적 역할을 머뭇거리고 있는 터에 무슨 기분으로 미국관중 즐겁자고 내가 나서겠는가』라며 다음달 뉴욕 자이언츠스타디움에서 펼쳐질 월드스타 혼성팀과 미국팀간의 시범경기에도 불참할 뜻을 밝혔다.
웨아는 오는 24일 서울 잠실주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한국 국가대표팀과 AC 밀란 경기에는 출전한다.
정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