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오버여행>카티아 라베트의 새음반 "리틀 걸 블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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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역사 이래 재즈란 낱말이 이만큼 대접을 받는 시대가 없었던 것 같다.그러나 멋내기 장식품이 아닌 재즈의 진정한 자유정신은어디로 갔단 말인가.재능있는 피아니스트인 카티아 라베크(46)의 새 음반 『리틀 걸 블루』는 재즈의 자유정신 에 대한 작은답변이 된다.카티아는 줄곧 동생인 마리엘(44)과 함께 「라베크 자매」란 이름의 듀오로 활동해 왔다.하지만 이 음반에서 동생과 함께 연주하는 곡은 단 한곡뿐.나머지는 작곡가 겸 재즈 피아니스트인 칙 코리아나 허비 행콕 등과 호흡을 맞춘다.
『나는 재즈를 연주하지 않아요.재즈 작곡가의 음악을 연주할 뿐입니다.』파리음악원에서 정통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배운 전문연주자로서의 자긍심 때문일까.대중음악에 대한 애정표현도 조심스럽다.타이틀곡인 『리틀 걸 블루』는 로저스와 하트의 뮤지컬 트랙에서 따온 것.『키사스,키사스,키사스』같은 곡에선 문자 그대로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모습을 보여준다.
〈 음반평론가〉 서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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