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한국의 해'로 정한 파리국제미술견본시장 윤곽 드러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올해를 「한국의 해」로 정해 국내 미술계의 관심을 고조시키고있는 파리국제미술견본시장(FIAC)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FIAC 주최측은 지난 7일 파리 브리스톨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을 초대국가로 선정한 배경과 참가화랑및 일정 등에대해 밝혔다.
이봉 람베르 FIAC 조직위원장은 이날 「한국의 해」 선정에대해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문화적 욕구가 커지고 FIAC의 참여도 활발해져 한국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람베르 위원장은 이어 『한국의 화랑과 미술이 국제무대에서 객관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프랑스와 유럽으로서는한국인의 창의성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이에 따라 이달초 FIAC에 참여할 가나.샘터.현대등15개 화랑을 확정하고 30여명의 작가명단을 주최측에 통보했다. 주최측은 「한국의 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전시장 중앙 1백50평의 공간에 한국을 집중 배치하고 안내책자에도 16~18쪽에 걸쳐 한국의 미술과 문화에 대해 소개할 계획이다.
또 전시회기간중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주재하는 대통령공관 엘리제궁의 리셉션도 마련해 프랑스가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예술적 관심을 표명할 예정이다.
오는 10월2일부터 7일까지 파리 에펠 브랑리 전시장에서 열리는 FIAC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국.일본등 15개국에서 1백20여개 화랑이 참여한다.지난해 운영방식을 둘러싸고 일부 화랑들이 반발하며 불참하는등 잡음이 있었던 FIAC 는 올해 루이 카레(프랑스), 로돌프 잔센(벨기에),레슬리 워딩턴(영국)등 주요 화랑들이 모두 참여,세계 최대의 화랑미술제로서 그 위상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74년 80개의 프랑스 화랑이 참가해 국내행사로 시작된 FIAC는 미술견본시를 일반인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무역박람회성격으로 만들며 성장,현재 시카고.바젤(스위스)등과 함께 세계5대 미술견본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컬렉셔너와 큐레이터및 일반 관람객등 매년 15만명이 방문하고 있으며 전시기간중 이루어지는 거래만도 약 1억5천만프랑(2백40억원)에 달하고 있다.
FIAC는 87년부터 덴마크.스페인.독일.미국.벨기에.영국등이 차례로 선정돼왔으며 아시아 국가중에서는 한국이 처음이다.
따라서 FIAC가 재정난때문에 한국을 초대국가로 선정했다는 국내 일부의 비판적 시각에 불구하고 올 FIAC는 한국 작품이국제시장에서의 상품화 가능성을 시험하는 더없이 좋은 계기가 될것으로 전망된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