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살아나야 될 텐데…’.
이승엽이 19일 쿠바전 5회 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17일 중국과의 연장 11회 승부치기 무사 만루 찬스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면서 살아날 듯하던 이승엽의 방망이가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이후 벌어진 대만전과 쿠바전에서 이승엽은 각각 4타수 1안타,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이번 예선 여섯 경기에서 22타수 3안타(1할3푼6리)로 부진하다. 장타율 1할8푼2리에서 알 수 있듯 홈런은 고사하고 2루타가 한 개밖에 없을 정도로 방망이가 침묵하고 있다.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 꼽힌다. 타격 시 몸이 빨리 돌아가다 보니 변화구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승엽 본인은 “상태가 좋다”고 하지만 지난해 말 수술을 받은 왼 엄지손가락이 다시 아프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이승엽이 손가락에 통증이 있다’고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인지 쿠바전에서 이승엽은 엄지손가락에 보호대가 붙은 장갑을 끼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과연 이승엽이 일본 또는 미국과 만날 준결승전에서는 과거 주요 국제대회 때처럼 부활할 수 있을까. 이승엽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3, 4위전에서 8회 말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한국이 3-1로 동메달을 따내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고,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미국전에서도 홈런을 날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베이징=이석희 기자
[J-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