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소년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삐삐를 가지려고 애쓴다.청소년들의 삐삐에 대한 욕구는 종종 부모를 괴롭히고 부모는 자녀의애타는(?) 요구에 어쩔줄 몰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같은 현상의 근본적 이유로 우리사회에 만연한 과시욕구,욕구의 즉시적 만족경향,경쟁의 심화,교통체증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청소년들이 삐삐를 선호하는데는 나름의 독특한 이유도 있다.청소년기에는 무엇보다 친구의 중요성이 크다.그러나 집밖에서 친구 만나기가 쉽지 않고 또한 친구 만날 시간조차 넉넉하지 못하다.그래서 친구간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삐 삐가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또 청소년들은 부모의 통제에 대한 탈출구로 삐삐를 사용한다.이것을 무조건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자녀들이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성숙과 자율성을 신장시키려는 의지의 결과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10대들의 삐삐사용에 대한 가장 큰 부정적 측면은 그들이 물질적인 소유로 자긍심을 높이려는 과시적 욕구로 삐삐를 구입하려한다는 점이다.이같은 「궁핍한 자긍심」은 교우관계 속에서 소속감의 중요성을 더욱 증대시킬 수 있지만 그가 속 한 집단이 비행청소년 등 탈선집단일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즉 비디오방.록카페 등 부모가 용납할 수 없는 장소를 출입하거나 부모가 알아서는 안되는 일을 저지르기 위해 삐삐가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삐삐를 사용하느냐 안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하느냐다.삐삐가 갖는 실용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교육이 가정과 학교에서 이뤄져야 한다.보다 근본적으로는 부모.자식간의 폭넓은 대화를 통해 삐삐가 그들만의 음성적대화의 기능을 충족시키는 단순기계로 전락하는 사태를 방지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 대화의 광장 상담부장) 金秉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