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적대행위 중단한다” … 러·그루지야 평화안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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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프랑스가 제시한 평화중재안에 합의했다고 AFP 등 외신이 13일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순회의장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3일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서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과 회담한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그루지야 모두 중재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1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평화중재안에 합의한 바 있다.

러시아·프랑스·그루지야 3국이 합의한 새 평화안은 ▶국제사회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향후 지위와 안전 담보 방안을 논의한다 ▶러시아와 그루지야는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한다 등 6개 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르코지는 “평화중재안은 13일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공신력을 확보한 뒤 향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의 근거로 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새 평화안에는 분쟁의 씨앗이 된 그루지야 내 자치공화국인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장래 문제가 빠져 분쟁이 재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카슈빌리는 “두 자치공화국의 장래 문제는 해석상 차이가 있을 수 있어 평화중재안에서 삭제하기로 그루지야·프랑스·러시아 3국이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또 두 지역에서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이유로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처리 방안도 언급되지 않았다. 중재안 합의 이후에도 메드베데프는 “(독립을 요구해온)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주민들이 그루지야의 통치를 받을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그루지야 영토의 통합성이 문제되는 상황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 문제가 계속 불씨로 남을 전망이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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