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올림픽 랠리 온다더니… 중국 증시 왜 이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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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올림픽 랠리(상승장)’는 간 데 없고 되레 ‘골짜기(valley)효과’가 웬 말이냐.

올림픽 개막 이후 주가 상승 기대에 들떴던 중국 투자자들이 급락하는 주가에 당황하고 있다. 올림픽이 개막하면 중국의 경제·문화적 저력이 전 세계에 알려져 증시에도 호재가 될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1984년 LA 올림픽 이후 여섯 차례 올림픽 후 개최국 증시의 주가가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평균 28.3% 올랐다.

하지만 상하이 증시는 올림픽 개막 후 되레 10% 가까이 급락했다. 11일엔 2500선을 내줬고, 12일에도 오전에 반등하는 듯하더니 오후 들어 뒷심이 달렸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2.88포인트(0.52%) 떨어진 2457.20으로 주저앉았다. 2006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올림픽이 끝나고 1년 뒤면 개최국 경제가 가라앉는다는 ‘골짜기 효과’가 벌써 나타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중국 증시를 짓누르는 4대 악재 탓이다.

[1] 중국 증권보에 따르면 8월에 쏟아지는 비유통주 물량이 247억4000만 주에 달한다. 전달보다 3.2배나 많다. 중국 감독당국이 비유통주식의 매각 현황을 공개하도록 하고 상장회사의 신주 발행 금지 조치를 내렸으나 효과가 없었다. 게다가 기관투자가조차 투매에 가담해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2] 11일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0%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와 철광석 등 원자재 값이 뛴 데다 중국 정부가 정유 가격과 산업용 전력 요금을 잇따라 올린 탓이다. 생산자물가가 뛰면 그나마 진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도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물가가 오르면 서민의 소비 지출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중국의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로 상하이 증시 상장기업의 실적이 13% 이상 줄 것으로 내다봤다.

[3] 올림픽 개막 전만 해도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컸다. 중국 정부가 경제정책의 방향을 긴축에서 경기 부양으로 바꾸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림픽 개막 후 주가가 10% 가까이 떨어지는데도 정부가 손을 놓고 있자 “공산당에 속았다”는 투자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4] 중국의 증권사이트 취안징망이 최근 5600명의 투자자를 설문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주식을 팔겠다”고 답했다. 올림픽 이후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올림픽이 끝나면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급감하지 않겠느냐는 불안감이 개인투자자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이 중국의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7%에 불과하다는 설명도 소용없었다.

◇중국 펀드 어떻게 할까=우리투자증권 조한조 연구원은 “당분간 중국 증시의 급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중국 펀드에 신규로 돈을 몰아넣는 건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그렇다고 이미 가입한 중국 펀드를 섣불리 환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중국 기업의 주당 순이익과 비교한 주가가 이미 2005년 6월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추가로 주가가 급락할 위험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김휘곤 연구원은 “전 세계 증시가 모두 불안한 만큼 분산 투자 원칙을 꼭 지켜야 한다”며 “중국 펀드 비중이 지나치게 큰 투자자는 줄이되 반대로 중국 펀드가 없는 투자자라면 지금이 분산 투자를 고려할 적기”라고 말했다.


정경민·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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