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어코드 3.5 일본보다 한국서 더 팔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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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코리아가 지난달 어코드3.5를 일본시장보다 더 많이 팔아 수입차 업계에서 화제다. 한국 승용차시장은 일본의 30%에 불과하다. 지난달 혼다코리아의 어코드3.5는 818대가 팔렸다.

일본에서 인스파이어(어코드3.5의 일본명)는 300대도 안 팔렸다. 어코드3.5의 일본 가격은 320만 엔(약 3100만원)가량이며 국내 가격은 3900만원대다. 이 차는 일본에서 인기가 없다. 배기량이 너무 큰 데다 연비도 좋지 않아서다.

어코드는 국내에서 수입차와 경쟁한 것이 아니라 국산 중대형차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주로 그랜저와 SM7 시장이 타격을 입는다. 이 차는 6월에는 체어맨 판매를 제쳤다. 지난달 르노삼성 SM7(2.3, 3.5 포함)의 판매 대수(1217대)와 맞먹는다. 혼다의 한 딜러는 “어코드3.5 고객의 80% 이상이 국산 중형차를 타던 분”이라며 “절반 정도는 2900만원대 준중형 시빅을 보러 왔다가 크게 보이는 어코드가 좋다며 갈아탄 경우”라고 말했다.

혼다 측은 예상치 못한 대박(?)이 즐겁지만 한국 소비자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이 대형 배기량에 옵션이 많이 달린 차를 좋아하지만 어코드3.5가 800대 넘게 팔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요코하마국립대 조두섭(경영학) 교수는 “한국은 아직까지 ‘큰 차를 타는 사람이 사회에서 대접받는다’는 식의 사고가 지배하고 있어 고유가 시대에도 큰 차가 잘 팔린다”고 전했다.

어코드 판매가 호조인 또 다른 이유는 국산차 가격이 매년 올라 가격 차이가 10%까지 줄어서다. 어코드3.5와 그랜저3.3의 가격차는 불과 300만원 정도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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