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돌풍' 민노당 당직자 회의 첫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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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첫 의원단회의 도중 노회찬 당선자(맨 왼쪽)가 기자들에게 의정활동방향 등에 대해 밝은 표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번 총선에서 10석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민노당 당직자회의가 처음으로 부분 공개됐다. 예상대로 총선과정에서 공약한 정책에 대한 확고한 실행의지가 엿보였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오랫동안 공개되지 못했다. 당의 전략과 정책이 미리 공개되는 게 앞으로 의정활동에 이롭지 못하다는 판단 때문인듯 했다.

회의에는 단병호, 최순영 부대표, 현애자, 노회찬 사무총장, 박권호 총무실장, 김종철 대변인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회의참석자들의 대화 내용이다.

노회찬 사무총장: 오늘 부총리가 몇시에 오나? 3신가? 부총리 방문 관련해서 한 말씀들 부탁한다.

단병호: 방문의 성격을 알아야 입장 정리를 할텐데.

노회찬: 예방성격이 강하고 재경부에서 뭘 추구하는지 우선 설명을 들어야 할 것 같다.

단병호: 지난번 선거 직전에 정부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10만명을 정규직화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재경부에서 난색을 표했던 적이 있다. 공공부문 10만명 정규직화를 바로 시행하도록 촉구할 필요가 있다. 비정규직 입법화의 핵심이 파견근로 16개 업종에 비정규직을 제한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몇가지 업종만 제한하고 나머지는 다 푸는 방향으로 정부가 법안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

노회찬: 아파트 원가 공개문제도 여론이 좋았는데 대통령이 시장보호 위해 안 하겠다고 했었다. 열우당이 아파트 원가 공개를 공약처럼 이야기 했었는데 정부와 여당이 뭔가 안 맞는 것 아닌가. 조속히 원가 공개 안 하면 민노당에서 조기 입법을 추진할 것. 향후 정부의 노동자, 농민의 이익 관련한 제반 정책에 대해 사전에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기자:비정규직 철폐와 관련해 근로 조건 좋은 노동자들이 다소 근로조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한 걸로 아는데

노회찬: 노동시간 단축 관련 법 시행시기가 너무 늦은데 이를 앞당겨 노동시간 단축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 노동시간 단축과정에서 임금이 줄어드는 일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근로조건의 후퇴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조건 악화라기보다 나눔의 차원에서 봐야할 것이다.

-기자:대통령 재신임 문제에 대한 입장정리는

노회찬: 민노당은 대통령이 재신임 말을 꺼냈을 때부터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말라며 반대했었다. 정국만 혼란해지고 국민들만 불안해진다. 민노당은 대통령이 재신임 문제를 거두고 국민 민의 수용해 제대로 된 개혁을 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반수 의석 확보가 재신임의 의미라는 등) 말들이 많은데, 어쨌든 민노당 입장에선 재신임 문제로 국민들 불안하게 하지 말고 재신임 얘기를 꺼낸 쪽에서 거두길 바란다. 자기가 뱉은 건 자기가 거두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을 잘못 뱉은 쪽에서 수습해야 한다.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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