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스, E1으로 '독립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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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1이 20일 신준상 사장(中)과 구자용 부사장(右), 문수동 부사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새 기업이미지 통합(CI)을 선언했다. [E1 제공]

LG칼텍스가스가 회사명을 'E1(이원)'으로 바꾼다. 지난해 말 LG그룹에서 분리된 LG전선그룹의 관계회사론 처음으로 LG브랜드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업 이미지통합(CI)을 만들고 독립경영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전선그룹은 물론 내년 말께 계열분리될 공동창업가문(허씨)도 독자 CI를 만들 계획이다.

E1은 2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회사이름과 색깔(오렌지색).로고.대리점 간판 등을 모두 바꾸는 'CI 선포식'을 한다고 20일 밝혔다.

E1 신준상 사장은 "창립 20주년을 맞은 올해를 '제2 창업과 독립경영 원년'으로 삼기 위해 CI를 교체했다"며 "LG그룹에서 벗어나 새로운 독립경영체제를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새 CI의 'E'는 '에너지(Energy)''환경(Environment)'을, '1'은 '최고 서비스(First)' 등을 의미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E1은 새 CI 선포에 맞춰 그동안 LG그룹에 속해 있을 때 액화석유가스(LPG)로만 제한했던 에너지 사업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신사업에는 해외 가스전 개발과 북한 LPG 공급 사업 등이 포함된다.

E1은 올해 인도네시아 정부의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처음으로 해외 가스생산기지를 만든다. 이 프로젝트는 수마트라섬에서 2008년부터 15년간 22억5000만달러(750만t 규모)의 가스를 생산하는 범국가적 사업이다.

문수동 수급.운용담당 부사장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E1을 우수기업으로 평가, 참여 가능성이 크다"며"내년부터 34% 정도의 지분 투자 등을 통해 가스전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북한 평양 유리공장과 개성공업지구에 가스를 공급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북한 정부와 유리공장 공급사업에 대한 기본 사항을 최근 합의했고, 개성공단 사업도 지난달 토지공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E1은 또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인천 컨테이너 터미널 사업에 참여한다. 이 사업은 대한통운과 함께 1000억원을 들여 2006년 말까지 인천 남항에 연간 300만t 규모의 터미널을 구축하는 것이다.

구자용 기획.재경담당 부사장은 "신사업으로 웰빙 프로젝트도 검토 중"이라며 "LPG 회사였던 E1을 앞으로 고객(인간)과 친근한 '삶의 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E1이 새 CI를 선포한 것을 시작으로 LG전선그룹과 공동창업가문 관계회사들의 독립경영체제의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LG그룹 주변에서는 전선그룹이 회사별로 새 CI를 추진 중이고, 공동창업가문도 오는 7월 지주회사 분할에 따라 'GS'로 CI가 통합될 것으로 내다 봤다. LG측에선 이들 그룹이 당분간(1~2년) LG 브랜드를 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궁극적으론 LG나 전선그룹, 공동창업가문 모두 별도의 CI가 서로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E1은 지난해 1조7699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794여억원의 경상이익을 냈다. 1984년 여수에너지로 출범한 E1은 96년 LG그룹의 CI 교체작업에 따라 회사 이름을 LG칼텍스가스로 바꾸었고,노조와 96년 이후 9년 연속 무교섭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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