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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 대선후보들 예선통과 겨냥 물밑 편가르기 예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차기를 노리는 신한국당 대권주자들에게서 합종연횡의 물밑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승산없는 싸움을 피하고 1차예선통과를 위한편가르기가 예고된 것이다.
조편성의 첫 징후는 김윤환(金潤煥)대표와 이한동(李漢東)국회부의장간에서 나타났다.李부의장은 지난 15일 민방위훈련이 끝난직후의 사각(死角)시간대에 당사의 金대표를 슬며시 찾아 밀담을나누었다.
이들은 이날 밀담에 대해『아무 의미도 없는 것은 아니고…』라는 알듯말듯한 여운을 남겼다.측근들은 『두사람이 선거결과와 정국운영에 대해 비슷한 인식을 하고 있다는 행간을 읽어달라』고 부연했다.
李부의장은 당내 중부권역할론의 대표주자다.그는 이번선거를 통해 경기.인천의 표밭을 묵묵히 갈고 막판에는 서울에까지 투입돼수도권 승리에의 일조를 자평해왔다.그는 『40대이상 안정희구세력의 지지가 DMZ사건과 맞물려 수도권승리의 원 동력이 됐다』고 주장했고 이는 金대표의 판단과도 궁합이 맞았다.李부의장의 金대표접촉은 「안정세력의 중추」를 자부한다는 공약수외에도 민정계라는 공통된 당내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끈다.
비교적 탄탄한 당내지반을 갖고 있는 이들이 영입인사에 대한 연합군을 형성할 경우「YS의 1인 낙점」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경선으로까지 끌어낼 수 있는 셈이다.더욱이 경질의 기로에 직면한 金대표에게 李부의장이 힘을 실어주고 대신 킹 메이커의 역할을 기대하는 품앗이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金대표는 아직 본인의 대권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요즘 李부의장에 이어 박찬종(朴燦鍾)전의원.이회창(李會昌)전총리등과 연쇄접촉을 갖는것은 자신을 업지 않고는 대권도전 이 여의치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金대표 자신이 대권도전을 확정할 경우 민정계대표성을 놓고 李부의장과의 최종승부는 피할 수없는 운명이다.
민주계의 대권주자인 최형우(崔炯佑).김덕룡(金德龍)의원등도 18일까지 지역당선인사를 마친 뒤 19일 당선자대회를 시작으로본격적인 접촉에 나설 예정이다.특히 당내 민주계인사들은『金대표와 李부의장의 물밑접촉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며『18일 저녁 상경하는 崔의원등을 중심으로 대응의 밑그림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민주계는 무엇보다 이번 총선을 통해 원외에 산재해 있던 민주계인사들이 대거 원내로 포진,최대 계보로 떠오른 민주계의 조용한 세력재결집을 가 장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판단하고 있다.
李전총리.朴전의원 등은 대중적 지지확산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있다.18일 필리핀의 라모스대통령을 방문한 朴전의원은 다음주부터 한달간의 「전국 배낭여행」을 통해 대중적 인기와 자신의 상품가치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특히 영입파에 대한 내부의 공세가 거세질 경우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떠오른 李전총리와의 사안별 공조로 개혁의 한목소리를내는 공동의 생존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민정.민주계등 기존 당내 세력과 영입인사간에 어떤 모양의 연대가 생기느냐도 지대한 관심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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