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대로괜찮은가>上.문제점 긴급 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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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선거는 끝났다.누가 이기고 졌든 이제는 경제다.선거 기간중 정치의 그늘 아래 가려져 있던 우리 경제가 풀어야 할 숙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우리 경제의 현 주소는 어디며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가.현장의 목소리는 무엇이며 어떠한 해결방안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註] 정부는 경기.물가등 각종 지표를 근거로 『문제없다』고 강조하지만,이런 지표 순항은 총선 전의 경기 부양성 정책 덕이며 속 내용을 뜯어보면 이미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내리막 경기가 재정 지출로 지탱되고 있다.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눈에띄게 둔화됐다.행정력으로 잡아 놓은 물가는 언제 어느 곳에서 터져 나올지 모른다.더구나▶쓸 곳은 많다면서 내놓은 세금감면▶인위적인 증시부양책▶여러가지 개발 공약 과 같은 총선 전에 쏟아진 선심성 정책의 뒷 수습을 해야 하는 부담까지 겹친 상태다.
◇물가=개인 서비스 요금이 문제다.올들어 개인 서비스 요금은이미 작년보다 상승률이 높다.배추값이 한 포기에 3천원을 넘을정도로 올랐고 선거가 끝나자 쌀값도 다시 들먹거리고 있다.이러니 정부 발표 물가지수와 피부 물가의 괴리가 큰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개인 서비스 요금은 선거 후면 으레 들먹거리는데다 7월부터 조정키로 한 서울 시내버스 요금도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산업활동 동향=설 연휴 감소를 감안하면 올 1~2월중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이틀 적다.따라서 두자리수로 알려진 1~2월중산업생산 증가율은 실제로는 「낮은 9%대」로 처진 상태다.중화학공업과 경공업간의 격차는 여전하다.
특히 두자리수 증가율을 지키던 국내 민간 기계수주는 지난해 11월부터 한자리 수로 낮아지더니 올 2월에는 마이너스(-4.
1%)로 돌아섰다.기업의 설비투자가 식고 있는 것이다.
◇국제수지=경상수지 적자는 불어나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많이 들어와 자본수지 흑자(결국 외국 빚)는 작년보다 커지고 있다.
1.4분기에만 지난해의 1.8배를 기록한 자본수지 흑자는 연간 1백2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아직은 미 달러화에 대한 환율은 7백80원 수준에서 맴돌고 있지만 이런 속에서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가 관심이다.
◇재정 지출=3월까지의 재정 지출(12조4천6백78억원) 진도율이 작년보다 1.6%포인트 높다.금액으론 2조1천4백14억원이 많다.정부가 경기급락을 막기 위해 재정 지출을 앞당긴 때문이다. 1~2월중 공공 부문 설비투자가 작년보다 1백25.1%,건설 투자가 1백88.4%나 증가했다.이렇게 앞당기다 보니하반기로 갈수록 할 게 별로 없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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