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해결·경협 등 논의…김정일·후진타오 베이징서 정상회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일 오후 중국 지도자 거주지인 중난하이(中南海)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와 첫 정상회담을 열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 협조 문제와 북한의 경제 지원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낮 12시)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金위원장은 胡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거듭 확인하고 북한의 '7.1 개혁 조치'이후 북한이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지원을 더 늘려 주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측은 최근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는 전력과 에너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중국이 중유(重油)의 무상원조 폭을 확대해 줄 것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으로서는 金위원장 방중을 통해 북핵 문제의 돌파구가 열리기를 간절하게 바라겠지만 당장에 가시적인 성과가 발표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金위원장의 이번 방중을 통해 양국의 동맹관계가 더욱 다져지면서 중국의 대북 경제 지원 등이 자연스레 논의된다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金위원장 일행은 도착 직후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주최한 환영 오찬에 참석했으며 이어 베이징 서남쪽 40㎞에 있는 중국의 농촌 개혁 모델 한춘허춘(韓村河村)을 시찰했다고 관계 소식통은 전했다.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식 개혁.개방 노선을 중국이 올해부터 본격 추진 중인 지린(吉林).랴오닝(遼寧).헤이룽장(黑龍江) 등 동북 3성 진흥 계획과 연계해 추진하는 방안이 논의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金위원장은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선양(瀋陽) 혹은 다롄(大連)을 둘러볼 가능성도 있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닷새 일정으로 18일 중국 방문을 시작한 金위원장은 베이징 체류 기간에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와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 등을 차례로 면담하는 등 중국 제4세대 지도부와 북.중 간 우호 증진에 대해 본격 협의할 예정이다.
중국 국방위원회 주석인 장쩌민(江澤民)은 현재 상하이(上海)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면담이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