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은 세계여론을 들어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북한은 판문점(板門店)의 정전협정 유린행위에 대한 온 세계의한결같은 반응을 보고 깨우치는 점이 있어야 한다.북의 판문점행태를 두둔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고,많은 나라가 공식논평을 통해비판적 태도를 밝히고 있다.북한입장을 가장 잘 이해한다는 중국과 한때 동맹국이었던 러시아마저 정전협정의 필요성을 강조할 정도다. 판문점에서 중무장한 병력으로 미국이나 우리 정부를 협박해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북한의 계산이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국제사회의 반응은 보여주고 있다.이득은커녕 오히려 북한의 모험주의에 대한 경계심과 불신감을 키워 역효과를 빚을 뿐이다.
북한 협박의 첫번째 대상국인 미국의 반응만 해도 그렇다.미국은 북한과의 군사접촉 통로라든가 평화협정교섭은 응하지 않겠다고더욱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북한을 국제사회에 적응시키기 위해 좀더 부드러운 정책을 펴려던 미국정부를 오 히려 강경한 분위기로 돌아서게 하고 있다.
이번 판문점에서 보인 난폭한 행위는 오히려 미국의 불신과 경계심을 높여 앞으로 있게될 관계정상화등 여러 협상에서 북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미국의 대표적 언론들이 한결같이 북한에 대해 강력한 대응조치를 촉구하고 있는 사실도 북한은 주목해야 한다.
또 북한이 판문점 무장시위를 통해 한.미(韓.美)공조와 방위체제를 시험하고 약화를 노렸다면 그것은 오산이다.두나라는 오히려 이번을 계기로 협조체제의 강화필요성을 다짐하고 있는데서도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남한사회의 교란이나 약화 를 겨냥했다해도 이는 헛된 희망에 지나지 않음을 우리는 보여주었다.북한에대한 우리 내부체제를 점검하고 강화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 모든 사실은 북한의 행동이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망상속에서 빚어진 행위인지 보여주고 있다.북한이 하나의 국가로서살아가고,또 살아 남으려면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을줄 알아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