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총선 4黨지도부 득실계산 분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호재(好材)냐,악재(惡材)냐」.
4.11 총선 막바지에 터진 북한의 비무장지대(DMZ)무효화선언이 정치권을 강타하며 각 당은 주판알을 분주하게 굴리고 있다. 특히 장학로(張學魯)파동으로 수세에 몰렸던 여권은 북한의도발로 새로운 돌파구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반면 야권은 국면전환 가능성에 따른 수도권.강원도 안정희구 부동층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우선 신한국당은 안보논리에 민감한 40대 이상 부동층을 흡인(吸引)할 수 있는 확실한 호재로 파악하고 있다.그동안 주장해오던 「안정론」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때문에 국민회의에 대해서는 「색깔론」을 부각시키고,자민련에 대해서는 「내각제 불안정론」으로 공략한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이회창(李會昌)선대위의장은 6일 『북한이 휴전협정을무효화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내각제 주장으로 정치불안을 조장하는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자민련을 겨냥했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張씨 사건으로 지지율이 7~8% 떨어졌는데 북한의 도발로 3% 정도 회복했으며 그 회복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권은 국민회의.민주당.자민련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국민회의는 4일 저녁 북한사태가 처음 터졌을 때 여야 4당중가장 늦게 논평을 내는등 『북한이 신한국당을 도와주고 있다』며내심 불안해하고 있다.당직자들은 반응요구에 『 민감한 사안인 만큼 당대변인의 공식논평을 참조하라』고 꺼리고 있다.국민회의 김한길 선대위대변인도 6일 『북한의 동정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만약 국가안보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정당이 있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회통일외무위 소속이었던 민주당 이부영(李富榮)전의원은 『북한동향에 대해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되지만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책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 분명한 만큼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있는 것처럼 과민반응을 보여서는 안될 것』 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반면 자민련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안보문제가 터질 때마다 여권으로 가는 안정희구 부동표가 이번에는 자민련으로도 많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그 이유를 김종필(金鍾泌)총재는 6일 서울 강남 한국종합전시장(KOEX) 대규모 집회에 서 『현 정부의 대북(對北)정책이 실패한 것을 여실히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규정했다.강원도 후보들도 강원도가 안보에 가장 민감한 것을이용,정부의 대북정책 실책을 엮어 새로운 바람으로 확산시킨다는계산이다.
민주당의 한 정세분석가는 이번 사태로 ▶수도권의 3金고정표는더욱 굳어질 것이고▶대구.경북은 휴전선과 멀리 떨어져 있어 반(反)YS성향등 특성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며▶다만 강원표의 향배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정선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