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 이승엽이 되살아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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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 4번타자 이승엽이 4일 네덜란드와 평가전에서 7회 말 득점한 김현수와 손을 마주 치며 격려해 주고 있다. [잠실=연합뉴스]

한껏 물오른 중심타선의 타격감과 타선 집중력이 돋보였고,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도 빛났다.

그 중심에 4번 타자 이승엽이 있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4일 잠실구장에서 네덜란드와 평가전을 치르고 전력 점검과 조직력 강화에 나섰다. 1일 소집됐지만 대부분의 선수가 올스타전 출전으로 훈련 공백이 불가피했기 때문에 이날이 본격적인 훈련의 시작인 셈이다. 한국은 객관적 전력상 한 수 아래로 분류되는 네덜란드에 10-2로 압승했다.

한국은 0-0으로 맞서던 3회 1사 뒤 진갑용의 좌전안타를 시작으로 고영민의 볼넷과 이종욱의 3루수 앞 기습번트 내야안타가 이어지며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용규의 몸에 맞는 공으로 선취점을 얻어낸 뒤 상대 투수 로프 코르데만스의 폭투로 추가점을 올렸다. 2사 2, 3루에서 이승엽이 고의성 짙은 볼넷을 얻어 나가자 이대호가 우익수 앞 빗맞은 안타를 기록하며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때 1루 주자 이승엽의 공격적인 주루플레이가 빛났다. 볼카운트 2-3이 되자 상대 투수의 투구와 동시에 2루까지 전력 질주해 단타성 타구에 홈까지 파고들었다. 이승엽은 타석에서도 2타수 2안타, 볼넷 1개를 기록하며 정상을 되찾은 타격감을 뽐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서 깨끗한 우전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이승엽은 5회에도 라이너성으로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로 잠실구장을 찾은 5000여 국내팬의 탄성을 이끌어냈다. 이승엽은 5회 안타 뒤 대주자 김현수로 교체됐다.

4회에는 이종욱이 발로 상대의 혼을 뺐다. 이종욱은 2사 2루에서 우전안타를 때려낸 뒤 우익수 클로스테르가 공을 뒤로 빠뜨리자 홈까지 파고드는 주루플레이를 보였다. 포수의 블로킹을 피해 왼다리로 홈플레이트를 스치고 들어오는 슬라이딩이 일품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8-2로 앞서던 7회 무사 2, 3루에서 이대호와 이진영이 내야땅볼로 주자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등 효과적으로 상대 마운드를 공략했다.

반면 마운드는 본격 가동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김경문 감독은 선발도 장원삼(히어로즈)에서 송승준(롯데)으로 변경했고, 불펜진도 임태훈 등 올스타전에 나서지 않은 선수들을 주로 내보냈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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