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정보통신기술 '보통기술'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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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꿈의 정보고속도로,생산.거래.운영통합정보시스템(CALS)열기,인터네트 열풍,학교정보화,첨단디지털이동전화(CDMA)상용화개시…」.최근 들어 자주 등장하는 정보통신 관련 기사의 키워드들이다.정보의 홍수시대에 걸맞게 정보통신분야에 관한 기사 또한범람하고 있다.이러한 단편적인 뉴스의 집합으로부터 거시적(巨視的)이고 역동적인 사회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이 정보사회를 지향하는 우리의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뉴스는 우리에게 두가지 의미를 준다.첫째,사회 각계 각층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에 기초한 정보사회에로의 진입이시작됐다는 것이다.이는 과거 피동적이고 위로부터 추진됐던 우리의 산업화과정과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둘째,소 수 전문가의 전유물이었던 정보통신기술이 일상생활에서 보편적으로 손쉽게 사용되는 사회기술로 확산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즉,정보통신기술이 국민의 생활속에 체화(體化)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사회적 변화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국가경쟁력강화및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민간의 보다 적극적 참여와 투자가 필요하고,그것을 촉발시킬 수 있는 보편적 사회기술화에 정책적 역점을 둬야 한다.그렇다면 보편 적 사회기술화란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돼야 할 것인가.
국가경쟁력강화는 가장 직접적으로 산업부문의 정보화를 통해 이뤄진다.이러한 산업부문 정보통신기술의 보편적 사회기술화를 촉진하기 위해 선결돼야 할 과제는 민간주도적 표준(標準) 제정과 전용회선의 고속화와 품질향상을 통한 종합적이고 효 율적인 산업정보망 구축이다.그동안 단위기업 중심으로 독립적으로 구축돼온 정보망들을 상호 연결해 보다 효율적으로 정보가 교환될 수 있는여건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이를 통해 개별기업의 정보화 뿐만 아니라 관련기업체들간 정보공유 및 교 류가 가능해지고,산업정보망을 활용한 협력을 통해 생존의 기로에 선 우리 중소기업들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의료.복지.환경 등의 분야에서 멀티미디어의 응용은 국민개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한다.이러한 부문에서 정보통신기술이 사회기술로 체화되기 위해서는 정보화의 방향이 기술중심으로부터 시장성이 고려된 사용자중심으로 과감한 방향전환이 요구된다.또한 사회기술로의 체화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멀티미디어 인터네트 서비스 등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기존의 시내전화망 고도화(高度化)와 함께 CATV망을 통한 가입자망 고도화가 필요하리라고 본다.
정보통신기술의 보편적 사회기술화를 효과적으로 이룩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유인하기 위한 환경정비다.정부는 정보통신에 대한 수요창출과 민간투자의 경제성확보를 조화롭게 이룩하기 위해 규제완화및 법.제도정비를 통한 환경조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특히 고속통신에 대한 적절 한 요금정책을 통해 고도 서비스의 보급.확산을 도모할 수 있다.
둘째,정부는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수 있도록 정보화 전반에 대한 종합적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최근의 인터네트 열풍은 정보화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의필요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현재 언론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있는 인터네트 보급및 확산운동은 홍보를 통해 일반인들의 참여폭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 면을 지니고 있다.반면 이러한 운동을 장기적으로 지속시킬 수 있는 추진체계가 불분명하고 국가 전반의 정보화정책과의 연계성이 미 흡하다는 단점도 내포하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서 싹트고 있는 정보화에 대한 신념과열정을 정보통신기술의 사회적 체화를 통해 결실을 볼 수 있도록정부의 직.간접적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
방석현 통신개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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