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산을 노래한 시집"山吟歌"제3권발간 김은남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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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산을 노래한 시집 『산음가(山吟歌)』 제3권을 최근 발간한 金殷男(53)씨는 별난 시인이다.그는 매주 이 땅의 높고 낮은산을 오르면서 자신의 느낌을 시로 남긴다.조흥은행 본점 업무개선실장으로 근무하던 90년 정든 직장을 그만두고 시작(詩作)활동에 전념했다.6년간 金씨는 3백여개의 산을 자신의 언어로 새롭게 단장했다.
『산에 오르면 바람에 이는 나무나 풀 한포기,그리고 돌 하나에도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지요.그러나 새로운 낱말을 발굴해 서로 중복되지 않는 단어로 산을 표현하는 것이 가장 고통스러워요.』 金씨는 『동국여지승람』『택리지』등의 지리인문서는 물론 역사.문화.식생.등산 등에 관한 모든 자료를 모아 공부한뒤 산행을 떠난다.이와 함께 세권의 시집에는 은대가리.현호색.
노루오줌등 1백30여가지의 야생화가 등장하는데 이를 위해 한국야생화연구소장인 김태정박사의 자문도 받았다.
『검버섯은 저승의 꽃이잖아요.90년초 손에 검버섯이 피는 것을 보는 순간 슬슬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어린 시절 이은상선생의 『조국강산』이라는 책을 감명깊게 읽고 평생 한권의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金씨는 30여년뒤인92,94년에 각각 『산음가』 1,2권을 출간했다.
남한에는 해발 5백가 넘는 산이 모두 1천50개 있다.
金씨의 목표는 국내에 있는 1천개의 산을 시로 남기는 것이다.기간은 앞으로 12년정도 잡고 있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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