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뜨거운 정부, 냉정한 투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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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도 여러 번 들으면 듣기 싫어지듯, 지금 중국정부, 고위층, 언론기관은 이구동성으로 ‘중국증시는 투자매력이 높다’, 알맹이가 빠진 증시부양책만 남발하다 보니, 전일 정부가 발표한 적극적인 증시안정 의사에도 원론적인 발표문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하고 실망매물이 출회됐다.

1. 대륙증시 : 투자가, 실망매물 내놓다.

정부의 긴축정책 방향이 아직 모호하고, 그동안 미뤄두었던 에너지와 공공요금 인상 우려 등도 투자자의 관망심리를 부추겼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0.5%(-13.6P) 떨어진 2,837P로 마감했고, 선전거래지수는 0.8%(-76.1P) 하락한 9,716P를 기록했다. 양대시장의 거래대금은 750억 수준으로 감소했다.

선전거래지수 9715.79P (-76.08P)

업종별로는 목재업종(+2.12%)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채굴, 비철금속, 철강업종은 2% 가까이 하락했다. 철강주의 약세는 현재 계절적인 비수기에 들어선데다, 수요산업의 경기둔화로 향후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 건설, 자동차,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되고 있다.

전일 급등했던 석탄주는 정부가 엄격한 수출규제에 들어감에 따라 하락했다. 중국 석탄채굴 업체의 1~5월 수출량은 각각 96톤, 73만톤, 124만톤, 134만톤, 166톤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주 원인은 국제가격에 비해 국내가격이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는데다가, 1~2월 자연재해로 수출이 지연된 물량이 출하됐고, 올림픽 기간 동안 운송의 어려움을 우려한 업체들이 공급물량을 조기 선적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29일 32개사에 239만톤의 석탄수출을 허용했는데, 이는 연초에 발표한 물량(962만톤)보다 75% 줄어든 수치이다.

정부의 시장 친화적인 발언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들은 예전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이는 상반기 일관되지 않은 정책에 여러 번 실망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획기적인 안정책이 발표되지 않는 한 올림픽을 앞두고 눈높이가 올라간 투자자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전망이다.

지금 중국 기관투자자는 순매수 원칙을 강요 받고 있다, 올림픽 기간까지는 반등시 차익실현, 하락시 매수전략을 구사하며 주간 단위로 소폭 순매수를 지키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상황에선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중심의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재료를 갖고 있는 통신, 항공업종 등으로 순환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통신업은 올림픽 기간 동안 3G업무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차이나모바일을 비롯한 통신주, 통신설비주, 관련제조업체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항공주는 유가하락, 소득증가에 따른 여행수요와 양안관계 개선에 따른 실적개선이 기대된다.

중국정부, 하반기 자본시장 안정에 총력

중국 발전개혁위가 28일 발표한 <2008년 심화(深化) 경제체제 개혁작업의견>에서 상품시장 개설과 자본시장의 안정적 발전 도모, 환율개혁, 국제 유동성 관리를 2008년 경제개혁의 핵심사안으로 다루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엔 금융산업 개혁, 금융자산관리회사 설립, 차스닥시장 개설, 회사채발행 등에 대해 언급해 자본시장 안정을 위한 전면적인 관리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2.홍콩증시 : CEPA 추가협의에 따른 금융주 강세

국제유가의 하락과 미국증시의 반등으로 홍콩 항셍지수는 379P 오르며 시작했고, 장 막판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다. 항셍지수는 1.93%(429.1P) 올라간 22,687P, H주 지수는 2.74%(332.8P) 상승한 12,480P로 장을 마쳤다. 레드칩 지수는 1.42%(65.62P) 오른 4,701P를 기록했다.

29일 중국 상무부와 홍콩 특별자치정부의 5번째 CEPA(Closer Economic Partnership Arrangement) 추가 협의를 마무리하면서 중국은 앞으로 홍콩에 여행, 의료, 회계 등 17개 부분의 서비스사업을 개방하게 됐다. 특히 중국 내 법인을 설립한 홍콩은행에 대한 규제가 완화됐다. 이에 따라 홍콩은행들은 비용절감 효과를 얻게 됐고, 홍콩, 중국 지역간에 정보와 기술 공유가 가능하게 됐다. 또한 광동성과 홍콩 자치구의 무역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 침체됐던 홍콩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8일(금)에는 항셍지수기업이 항셍지수 편입종목 검토결과를 발표하면서, 중국원양(01919.HK)의 신규 편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원양에 대한 국제투자은행의 투자의견은 일치하지 않고 있다. UBS는 목표가격을 30HKD(현재 17~18HKD)로 상향 조정했고, 메릴린치는 투자의견 BUY, 12개월 목표주가를 32HKD로 제시했다. 반면에 골드만삭스는 투자의견을 비중유지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주변 증시와 글로벌 경기의 불안한 모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과 홍콩의 CEPA 소식은 금융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추가 상승여력이 제한적이므로 22,200~23,000선의 박스권 장세가 전개될 전망이다.

항생 국유기업지수 12,469.26P (-321.22P)

3. 8월부터 비유통주 해제물량 만기 집중

7월 비유통주(보호예수물량) 해제물량이 큰 폭으로 줄었으나, 8월에는 올해들어 2번째로 많은 45조원(3000억위안)의 물량이 해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하이증권보는 8월에 만기를 맞는 물량은 144개사, 244억주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종가기준으로 해제물량의 시가총액은 3000억위안으로 올해 2, 3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이다.

8월 해제물량 중에는 화뎬(華電)국제(600027), 중신(中信)증권(600030), 바오강(寶鋼:600019), 산이(三一)중공업(600031), 진디(金地)그룹(600383) 등 블루칩이 다수 포함돼 있다. 그 중에 바오강은 해제물량 규모면에서 가장 많은 119억주, 1100억위안으로 8월 유통주 금액의 1/3을 차지한다. 이외에도 시가총액이 100억위안 이상인 기업은 중신증권, 쑤닝(蘇寧)전자, 선넝(申能)㈜이 있다

한화증권 리서치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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