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중앙 선거포럼 참여 각계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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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선거유세가 시작됐다.중앙일보는 각계인사들로 「중앙선거포럼」을구성,유세 관전기를 게재하기에 앞서 좌담회를 가졌다.좌담회에는서울대 유홍림(柳弘林.정치학)교수,연세대 김영석(金永錫.신문방송학)교수,소설가 구효서(具孝書)씨가 참석했다 .
▶金=우리나라 유권자들은 여유가 없어 보입니다.동원된 사람들말고 자발적으로 오는 사람이 적어요.정치무관심이죠.선진국은 달라요.유치원생이라도 선거가 있을 때면 단체관람,현장을 직접 보고 느끼도록 합니다.
▶柳=그렇습니다.선진국은 「삶의 과정」으로 이해시켜 어떤 사회가 이상적인지 먼저 생각케하는 정치교육을 합니다.주어진 지식전달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개인이 조화하고 타협하는 시민교육입니다. ▶具=필요성을 못느끼는 것 아닐까요.「너는 공부만 하면 되지 정치는 뭐하러 알려고 하느냐」는 식입니다.
▶金=정치 냉소주의일 겁니다.아무튼 유세장의 의미는 이벤트 메이킹입니다.청중에 대한 과시효과죠.선동정치와도 같아요.여기서판단기준이 나올 수는 없어요.말이라는 선동적인 수단을 통해 이성보다는 감정이 강조되죠.
▶具=나 자신도 유세장을 한번도 가보지 않아 직접적인 느낌은없습니다.언론보도에서 걸러진 것을 보고 있는 정도죠.그러나 동원된 부대들이 열렬히 환영하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 ▶柳=문제는 유세장 참석자 대부분이 동원된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동원되지 않고 직접 말을 들어보면서 걸러지지 않은 모습을 본다면 판단을 내리는데 상당히 중요할 것입니다.
▶金=그러나 유권자들의 깨어있는 의식이 더 중요한 게 아니겠습니까.이번 선거처럼 지역주의와 지연.학연.혈연에 얽매인 적이없어요.정당도 문제죠.이념대비가 안돼요.정책대결이라면 유권자가구별하기 쉬운데 그렇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具=정당간에 색깔논쟁을 벌이지만 실제로 공천자 면면도 뚜렷한 기준과 색깔이 없다고 생각합니다.극보수에서 극개혁까지 다 포괄합니다.
▶金=어쨌든 선거운동이 시작됐습니다.시대환경이 상당히 변했고,유권자들의 의식구조도 다양화되고 있어요.그러나 정치인들의 유세행태와 의식구조는 변하지 않았습니다.과거 답습입니다.
▶具=그렇지만 선거가 서민들에게는 피부로 와닿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시간이 지날수록 더할 것입니다.어떤 작가는 「지금까지 투표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도 하는데 뭐라 할까,지방선거 때처럼 마을 지도자를 뽑는데도 내 일같이 느껴 지지 않아요. 정치하는 사람들 사이의 행사지 우리들 일일까 하는 생각입니다.여론조사에서 무응답이 50%이상 나오는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柳=그래서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고 합니다.60%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아요.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한계이자 극복할 과제입니다.국민은 눈에 보이는 자신들의 대표를 보면서 자화상을 봅니다.선거를 통해 자기반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민주주의는바람직하게 나아가기 어려워요.
▶金=동감합니다.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분석은 과거처럼 독재대 반독재 같은 쟁점이 없기 때문입니다.
옛날보다 더 박진감 있고 흥미진진한 게임은 아니라는 얘기죠.
더욱이 20,30대들은 개성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라는 까다로운 취향인데 정당후보자들이 부응하지 못해요.
▶具=국민들은 국민수준에 상응하는 정치를 원합니다.그런데 공천은 중앙당에서 다 합니다.지역주민의 의사가 철저히 소외되는 거죠. [정리=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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