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개방 WTO협상 내달 말 타결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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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세계무역기구(WTO)기본통신시장 개방협상이 18일 제네바에서재개됐으나 48개 협상참여국들의 입장이 여전히 엇갈려 예정된 시한(내달말)내 협상이 타결될지 불투명하다.
이번 협상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나 인도.인도네시아.태국.남아공 등 개도국들과의 시각차가 크고,유럽연합(EU)도 회원국간견해차가 노출되면서 시한내 타결전망이 밝지 않다.
WTO와 주요국별 입장을 중간정리해 본다.
◇WTO〓각국 통신시장의 벽은 낮추되 나라별로 상이한 현실적여건은 고려한다는 입장이다.통신분야가 뒤떨어진 개도국에 대해서는 예외인정이 가능하겠지만 그외의 나라들은 개방원칙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이것을 거부할 경우 WTO차원 에서 제재하는방안도 검토중이다.
◇미국〓다른 나라들도 미국만큼 개방해야 한다는 논리다.미국은지난달 8일 60년만에 통신법을 전면 개정해 외국업체들에 미국기본통신시장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허용하고,미국기업과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앞선 기술을 바 탕으로 지역전화.장거리전화등 각 부문의 진입문턱을 사실상 없앤 것이다.이를 내세워 다른 나라를 몰아붙이고 있다.
◇유럽연합(EU)〓개방의지가 미국 다음으로 높지만 내부적으론15개 회원국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이같은 분열상은 최근 EU집행위원회가 98년까지는 외국기업들에 자유로운 통신회사 설립및 소유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촉발 됐다.그러나 여기에 대해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벨기에.포르투갈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선진국중에는 미국과 WTO의 눈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지난달 일본전신전화(NTT)분할안을 내놨지만 이것은 국내용에 불과하고 통신시장의 대외개방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안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통신산업에 관한 한 이제 국내에 경쟁원리를 도입하는 단계라 대외개방에 대해서는 몸을 바짝 움츠리고 있는 것이다.일본정부는이달말 이와 관련한 공식입장을 내놓을 방침이다.
◇한국〓98년부터 위성통신서비스를 완전개방하고,국내 통신사업에 대한 외국인지분을 49%(당초 33%)까지 높인다는 개선안을 제시해 놓고 있다.그런데 미국과 EU는 외국사업자가 국내에사업체를 설립하지 않고도 영업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해우리측 입장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개도국〓베네수엘라.헝가리.체코 등 일부는 미국의 구미에 맞는 상당히 개방적인 안을 내놓고 있다.그러나 인도.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태국.남아공 등 대부분의 개도국은 미국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심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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