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밀리는 네 후보 ‘빅2 때리기’연합 전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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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후보 6명 중 지지율에서 다소 열세인 후보 4명은 ‘빅2’(공정택·주경복 후보)를 상대로 집중 포화를 가했다. 25일 서울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TV 토론회에서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맥을 같이하는 현 교육감 경력 후보(공 후보)와 친전교조 후보(주 후보) 사이에서 차별화된 공약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경일대 총장을 지낸 김성동(기호 2번) 후보는 ‘경영하는 자율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총장 시절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교육감이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체계를 벗어나 학교에 자율을 주고, 학교가 책임지고 경영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교육감 시절 전교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공 후보를 비판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이명박 정부 심판론 내세워 교육을 정치화한다”고 날을 세웠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나선 후보 6명이 합동토론회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25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영만·김성동·공정택·주경복·박장옥·이인규 후보. [사진=강정현 기자]

박장옥(기호 3번) 후보는 “공교육 활성화를 통해 사교육비를 절감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등학교부터 특기적성교육 등으로 학교가 아이들을 오후 8시까지 책임져 학부모가 마음 놓고 직장에 다니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박 후보는 또 자신이 27년간 교직에 있었던 점을 강조하며 “현장 교육 전문가를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영만(기호 4번) 후보는 교원평가제를 자신이 입안해 만든 제도라며 확대 시행을 주장했다. 고교 무상교육과 학생의 교사·학교선택제 등을 추진하고 특목고와 자사고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특정 이념을 대표하는 사람이 교육감이 돼서도 안 되고, 보수라고 해도 깨끗한 보수 후보가 교육감이 돼야 한다”며 주 후보와 공 후보를 동시에 공격했다.

이인규(기호 5번) 후보는 자신이 ‘중도 후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선거가 좌우로 나눠져 이념대결로 치닫고 있다”며 “그 속에는 교원단체와 교육관료의 집단이기주의가 숨어 있고, 한쪽을 선택하면 혼란과 분열을 일으킨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주 후보의 ‘대안형 공립학교’에 대해 “법적 근거가 없는 용어 붙이기”라고 지적하고 자신의 공약인 ‘창의형 자율학교’가 실현 가능한 특목고의 대안이라고 내세웠다.

이에 맞서 공 후보는 ‘경쟁과 학력 신장’을 강조하고 현직 프리미엄을 내세웠다. 그는 “세계 다른 국가들은 교육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며 “경쟁을 통해 전반적인 학력을 높이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제로(0)화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앞세웠다. 그는 “한국 교육이 너무 경쟁에 치우쳐 경쟁의 희생자가 됐고 이명박 정부가 경쟁을 더 부추기고 있다”며 “사교육을 잡으려면 과잉 경쟁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또 ▶부패 없이 깨끗한 서울교육 ▶차별받지 않고 소통하는 교육 ▶교육복지특별지원구역 지정 ▶강·남북 교육격차 해소 등을 공약했다.

글=민동기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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