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믿는 도끼에 발등찍히는 경영자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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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잘 아는 사람을 이사회에 들여 놨는데 「트로이의 목마」가 됐다면? 회사경영자로서 이보다 더한 악몽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업계에서는 이런 일이 심심찮게 일어난다.요즘 이 문제로 화제에 오른 회사는 플로리다에 있는 W R 그레이스다.델라웨어 소재 허큘리스사 회장이면서 그레이스의 사외이사를 맡아 온 토머스 고시지가 그 주인공이다.그는 이달 초 이사회에서 『허큘리스와 그레이스를 합병하자』는 제안으로 임원들을 깜짝놀라게 했다.임원들이 크게 반발하자 곧바로 그레이스 이사직을 박차고 나왔다.
고시지회장이 그레이스 임원으로 재직한 동안 뽑아낸 각종 회사기밀정보가 합병을 추진하는 기초자료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그에 대한 법적대응 여부가 월스트리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런 경우 관련 법규정이 모호해 고시지의 법적 제재 가능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난 수년간 최고경영자와의 친분으로 천거된 임원들이 이사회에서 「반란」을 일으킨 일이 잦았다.제너럴 모터스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IBM.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 등 거대기업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했다.
이번 사태로 고시지 영입에 앞장섰던 그레이스의 앨버트 코스텔로 회장이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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