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울진 늦둥이 버릇잡을땐 따끔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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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연년생 남매와 밑으로 열살 터울의 귀여운 막내둥이를 두고 있는 신명숙(48.서울강남구역삼동)씨는 등교길 막내딸을 보고 깜짝 놀랐다.올해 대학에 들어간 언니를 따라 머리에 무스를 바른초등학교 2학년 딸의 엉뚱함 때문이었다.늦둥이가 부쩍 많아진 요즘 터울이 많이 진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부모들은 가끔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자기도 유치원이 아니라 중학교에 가겠다는 것부터 시작해 굳이 그림책이 아니라 영어책을 보겠다는 아이의 고집은 차라리 애교스럽다.그러나 무엇이 든 언니.오빠를 힘겹게라도 흉내내려는 막내아이의 행동이 때론 과하다.
여덟살차이의 두 형제를 키우는 김경애(37.서울송파구가락동)씨는 두아이가 싸울 때면 자신도 모르게 막내 편을 들고 큰아이만 꾸짖게 된다며 『막내가 어리광만 늘어 걱정』이라고 털어놓는다. 늦둥이를 가진 부부 대부분이 생활이 바쁘고 힘들 때 큰아이를 낳아 아이 키우기에 전력을 쏟지 못한 경우가 많다.반면 늦둥이는 생활의 여유가 생긴 후인데다 부모가 아이를 몹시 바라낳았기 때문에 남다른 애착을 갖기 쉽다.실제로 일곱 살 터울 형제의 어머니이기도 한 조연순(이화여대.유아교육과)교수는 『큰아이에게 권위를 주고 동시에 동생에게 형의 말을 잘 따르게 하라』고 조언한다.
나이차는 많지만 큰아이 역시 관심을 바란다는 것을 유념하라는게 그의 충고.단현국(한 국교원대.유아교육과)교수는『갑자기 부모의 관심을 잃은 큰아이와 지나친 관심을 받는 동생에게 개별적으로 애정을 표현하라』고 말한다.형제간의 경쟁심은 때로 나이가들어 골이 깊어지는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이차가 많이 나는 형제 틈에서 자란 막내는 간혹 자아의 혼란을 겪으며 형 친구들을 자신의 또래집단으로 여기기도 한다.어디까지가 형의 몫이고,아우의 몫인지 구분해주고 지나치게 형을 모방하려는 아이들에게 나이에 맞는 행동표준을 마련 해주는 것이필요하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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