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5.18,12.12 전두환.노태우씨 재판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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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1일 열릴 12.12및 5.18 사건 첫재판에서는 재판시작부터 검찰과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등 16명 피고인들의 변호인단이 각종 쟁점을 둘러싸고 대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수사검사 전원을 재판에 투입하는등 속전속결의 전략을 짜고 있는 반면 全씨등의 변호인단은 모두(冒頭)진술과 변호인 신문을 통해 각종 증거나 정황자료등을 조목조목 들이대며 검찰 수사의 허점을 지적하고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법정엔 全.노태우(盧泰愚)두 전직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나란히 피고인석에 서게 된다는 점에서도 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全.盧피고인등을 상대로 정승화(鄭昇和)당시 육군참모총장 연행의 불법성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경복궁 모임이 군사반란의 사전 모의 단계임을 밝히는 한편 鄭총장 연행에 대한 최규하(崔圭夏)당시 대통령의 재가를 받는 과정의 불법성을 입증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사전 모의 사실과 불법성을 밝혀내고 ▶지휘계통을 무시한 鄭총장 강제연행 ▶불법적 병력동원 등을 일일이 지적,12.12가 군사반란임을 입증한다는 전략이다.
검찰은 이를 위해 김상희(金相喜)주임검사등 8명의 수사검사가모두 공판에 참여하고 피고인및 사안별로 전담검사를 지정해 신문을 펼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全씨에 대해 3백문항,盧씨에 대해1백50문항등 신문사항 작성을 완료했다.
검찰은 또 崔전대통령을 공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신청해 鄭총장연행 재가 과정의 불법성을 입증하고 全.盧씨가 퇴임후 세인의 비난을 받는등 개전의 정이 없고 재범 우려가 있다는 정황 설명을 통해 수사 재기의 당위성도 강조한다는 전략이 다.
◇변호인=11일 첫재판에서 전상석(全尙錫)변호사를 통해 12.12및 5.18사건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이 구체적이지 못하고공소제기도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공소제기 자체를 불인정한다는 전략이다.
변호인들은 12.12사건에 대해서는 군권 찬탈의 동기 부분에,5.18사건에서는 全씨등이 정권찬탈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다.
특히 검찰이 12.12의 동기로 삼고 있는 鄭총장과의 마찰및全씨의 좌천소문은 12월10일 국방장관과 총장이 골프장에서 이야기했던 데서 비롯됐다는 점을 내세워 검찰의 논리를 무력화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변호인 신문때 『만약에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이 총 한발만맞고 살았다면 鄭총장과 경호책임자를 가만히 두었겠느냐』는 全피고인의 진술을 유도해 鄭총장 조사 불가피성이 사건의 발단이었음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12.12부터 5.17까지 일련의 과정은 수사책임을 맡게된 全씨가 자연스럽게 책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것일 뿐 집권등을 위한 사전 계획이 없었다는 점도 각종 자료를 제시하며 강조할 참이다.
또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간중에 「국가의 무기고가 털렸다」는 점을 집중 부각,어느 나라라도 국가의 무기가 털리고 이를진압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全씨등의 광주진압이 정당했다는 것을 부각시킨다는 변론계획도 짜 놓고 있다.
全씨의 변호인단은 최근 수차례 비밀 회동을 갖고 이같은 전략을 마련했으며 12일 저녁 다시 회동을 갖고 최종 전략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변호인단은 12.12및 5.18사건에 대한 학자들의 견해까지 광범위하게 수렴해 全씨등에 대한 수사및 재판이 정치적 과정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전략도 마련하고 있다.
이용택.김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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