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영역, 여름방학때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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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에게 여름방학은 지원대학을 상향조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무엇보다 탐구영역을 다잡는 게 급선무다. 명문대에 합격한 선배들의 탐구영역 정복기에 눈을 돌려보자.
사회탐구                       
“문제 풀면서 개념 익혀라”


  박은경(19·서울대 인문계열 1)씨는 “역사과목은 교과서 개념정리 위주로, 경제와 사회문화 같이 응용문제가 많은 과목은 문제풀이에 치중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방학 초반에는 취약과목에 집중투자할 것을 권했다.
  박씨의 지난해 6월 모의고사 국사 성적은 4등급. 서울대를 목표로 하고 있던 박씨에게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여름방학이 시작된 뒤 국사를 비롯한 사회탐구 과목에 매진하기로 했다. 우선 과목별로 모의고사 문제집을 구입해 과목당 하루 20문제 씩 모두 80문제를 풀었다. 모든 과목을 개념정리부터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 많이 틀리는 단원과 주제, 문제유형을 분석했다. 틀린 문제를 모아 오답노트를 만들었다. 시간절약을 위해 책에서 문제를 오려 붙인 뒤 관련 개념을 기록하면서 외워나갔다. 그는 “개념정리에만 치중하다 보면 문제풀이 적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문제풀이 및 오답노트와 병행해 개념정리를 해나가는 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사는 여전히 박씨의 속을 썩였다. 틀리는 문제가 너무 많아 오답노트 만드는 시간이 더 걸렸다. 결국 교과서로 개념정리부터 다시 했다.
  “국사의 경우 세부적 내용을 묻는 문제가 많아 하나하나 꼼꼼히 정리하지 않으면 낭패보기 십상”이라는 게 그의 경험담이다. 2주일 동안 하루 3~4시간씩 투자해 교과서를 5번 정독했다. 교과서 어느 부분에 무엇이 나오는지 외우는 수준까지 공부했다. 이후에는 연대표·비교분석표를 만든 뒤 냉장고 문앞이나 침대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두고 수시로 봤다. 박씨는 실제 수능에서 국사 1등급을 받았다.
  경제와 사회문화 과목은 “문제를 많이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과목은 수학과 같은 방식으로, 많이 풀수록 성적이 오른다는 것. 그래프나 도표는 직접 그려보고 관련 개념을 함께 외우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그는 “사회문화가 쉽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된 편견”이라고 잘라 말했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최근 사회이슈를 익히는 게 고득점 비결”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수험생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고 여름방학 동안 선택과목을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 진짜 위험한 발상”이라며 “내가 4등급이었던 국사과목을 1등급으로 올렸듯이 여름방학 동안 열심히 하면 사회탐구 점수는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탐구                               
“자신만의 문제풀이 전략 세워라”


  오영식(20·성균관대 자연과학부 1)씨는 과학탐구 덕을 많이 봤다. 지난해 수능에서 오씨가 받은 언어·수리·외국어 성적은 3·2·3등급. “과학탐구 3과목(물리Ⅰ·화학Ⅰ·생물Ⅰ)에서 1등급을 받았던 게 성균관대 합격의 원천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과학탐구는 시간과의 싸움’이란 게 오씨의 생각이다. 그는 “과학 한 과목(20문제)을 푸는데 주어진 시간은 30분이다. 마킹 시간을 빼면 25분 안에는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한다”며 “어떤 공식을 대입할까 생각하고 풀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문제를 보는 순간 활용할 공식이 기계처럼 머리에 떠오를 정도로 훈련이 돼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오씨도 처음부터 과학탐구 성적이 좋았던 건 아니다. 지난해 여름방학 전까지만 해도 화학Ⅰ 과목을 제외하고는 2~3등급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랬던 그가 여름방학 동안 과학탐구를 정복할 수 있었던 건 자신만의 ‘4단계 학습법’을 고안해냈기 때문. ‘암기->이해->기본 문제풀이 연습->고난도 문제풀이’, 간단하지만 효과는 만점이었다.
특히 이해과정이 중요하다. 상당수 수험생이 공식을 외워 풀려고 하지만, 확실한 이해 없이는 응용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것. 그는 “증명과정을 확실히 익혀둬야 응용력이 키워져 고난도 문제풀이가 가능하다”며 “공식 유도과정을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문제풀이 시간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씨는 기초적인 문제부터 응용문제까지, 과목당 1주일에 100문제 정도는 풀어야 문제풀이 감각을 익힐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무식(?)한 공부법도 공개했다.
  “여름방학부터는 실전처럼 임해야 한다”고 전제한 오씨는 “풀이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문제나 너무 어렵다고 생각되는 문제는 풀이과정을 통째로 암기하는 게 효율적”이라며 “방학 후반부터 그런 문제만 골라 따로 노트를 만들어두면 막바지 수능준비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림이나 그래프는 EBS교재에 나온 것을 참고하는 게 바람직하다. EBS 문제집에 나온 그림 중 적어도 몇 개는 실제 수능에 출제될 확률이 높다는 것. 그는 “여러 번 봤던 그림이나 그래프가 시험에 나오면 당연히 안정감이 들지 않겠느냐”며 “시험 때까지 차근차근 나만의 전략과 방식을 만들어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능 탐구영역 과목 어떻게…

4과목 모두 선택하면 일단 유리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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