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네 사람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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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호 03면

임헌정
창단 20주년 부천필하모닉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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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정(55·사진)씨는 한국 교향악단 역사에 이정표를 세운 지휘자다. 1988년 창단한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부천필)에 89년 상임 지휘자로 부임한 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음악 조련의 마술사로 20년을 살았다. 연습실도 없는 지역 교향악단, 오케스트라 틀을 갖추기 위한 인원에 턱없이 부족한 정규 단원 20여 명이 그에게 맡겨진 부천필의 최초 모습이었다. 19년이 흐른 지금, 부천필은 임헌정이란 이름과 함께 음악 애호가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긴 교향악단으로 성장했다. 1991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곡 전곡 연주를 출발 신호로 99년 시작한 말러 교향곡 10곡 전곡 연주는 한국 음악계에 ‘전곡’ 유행을 낳았다. 2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창단 20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린다.

하정웅
잇따라 미술품 기증하는 재일교포 사업가

재일교포 사업가 하정웅(69·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씨는 지난 15년 동안 일본에서 평생 모은 수천 점의 미술품과 자료를 기증해 왔다. 93년 광주시립미술관에 1800여 점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소장품을 조국에 조건 없이 건네줬다. 17일 고향인 전남 영암군에 선물한 컬렉션은 조선화·서양화·벼루·동상 등 727점이다. 지난해 기증한 750점을 더하면 1500점에 달한다. 올 1월에는 광주시립미술관에 희귀 도록과 미술서적 1000여 권, 일본 에도 시대 판화작품 48점을 기증했다. 『나의 두 조국』『염원의 미술』등 저서를 통해 평화를 갈구하는 미술관 운동을 펼쳐 온 그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걸개그림, 민중미술의 주요 작품을 수집·정리해 세계미술사에서 평가받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천경자
고향 전남 고흥에 미술관 건립

원로 화가 천경자(84)씨의 고향 전남 고흥에 작가의 작품과 소장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이 들어선다. 2010년 개관 예정인 ‘군립 천경자 미술관(가칭)’은 고흥읍 호형리 일대에 2층 규모로 지어지며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실·아트숍·문화교실·소극장 등을 갖춘다. 상설전시관에는 화가의 채색화와 드로잉 등 작품 300여 점이 전시된다. 2002년 서울시립미술관에 상설전시실인 ‘천경자실’이 문을 열었고, 지난해 11월 고흥군 종합문화회관 안에 ‘천경자 전시실’이 설치됐으니 화가 천경자의 작품 세계를 살필 수 있는 공간이 세 곳이나 생기는 셈이다. 작가는 2003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질병 치료로 그림 그리기는 손을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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