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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다이애나 이혼 영국왕실 돌이킬수 없는 상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이혼 결정으로 영국 왕실이존폐위기에 몰리고 있다.
그동안 왕실가족의 끊임없는 스캔들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돼온 영국왕실은 이번 사건으로 군주제 폐지론등 최대의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설혹 위기를 모면한다 해도 「골동품」 신세로 전락하리라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찰스-다이애나의 이혼사건은 그동안 연간 1백억원에 달하는 국민의 혈세를 받아 살아가는 왕실이 국민에게 봉사하기는 커녕 추잡한 스캔들만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영국왕실은 92년 앤공주가 이혼한뒤 성공회의 계율을 거스르면서 재혼했고 둘째 아들 앤드루도 별거하는등 애정관계를 둘러싼 복잡한 스캔들로 「놀고먹는 여피족」이란 지탄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93년초 면세특권을 포기하고초호화 전용선 브리타니아를 처분하는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국민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았으며 군주제 폐지를 요구하는 의회내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찰스와 다이애나가 마침내 이혼하기로 함에 따라 그동안 왕실 스캔들에 신물난 국민정서가 과연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영국왕실은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법률적으론 문제가 없다지만 왕세자인 찰스의 왕위계승 문제가 국민에게 어떻게 비쳐질지도 고민거리다.
런던=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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