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새사람새생각>5.'문화'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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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엄니,나 지금 가고 있어요…진한 눈물 흘리면서도 쉬지 않고묵주알 굴리셨지요…서러워도 나 울지 않아요.』 지난 10일 국민회의 안산을지구당창당대회.김영환(金榮煥.40)안산갑위원장은 격앙된 야당류의 찬조연설 대신 「이감가는 어머니」라는 시(詩)한편만을 조용히 낭송하고 내려왔다.
자신의 유신시절 민주화운동경력을 시 한편의 메시지로 축약한 이색연설로 그는 청중의 마음속 깊은 박수를 받았다.치과의사이자시인출신인 金위원장은 『나약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아내와참모들의 반대를 거슬러 문화적 전달방법을 이후 에도 고집했고 호응이 적지않다는 자평을 내리고 있다.
상호비방.인신공격등 서슬퍼런 정치판에도 이젠 「문화의 바람」이 솔솔 스며들기 시작한 것이다.30~40대 정치신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문화적 접근은 정당행사.유세에서의 문화이벤트는 물론피탈문화재 반환운동,마당극 유세,영화찬조출연,당 원연극교육,문화정책공약등으로 펼쳐지며 표밭현장에 풋풋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4일 민주당의 양천을 지구당(위원장 李枓燁.39)개편대회.대회진행중 무대에 설치된 대형캔버스에서는 박권수.이목일 두중진화가가 좌우양쪽에서 「희망의 나라」라는 주제화를 그려가는 페인팅 퍼포먼스를 펼쳐 간다.
새정치를 창조하자는 메시지를 회화로 전달함과 동시에 명창 조영숙씨가 춘향이 이도령을 기다리는 판소리대목을 구성지게 뽑아 『새정치를 간절히 고대한다』는 마무리를 해준다.
KBS PD출신인 李위원장은 『정치는 사람을 즐겁게 하자는 것』이라며 『남만 비난하는 정치의 검은 녹을 닦아내 함께 어울리는 열린 광장을 만들자는 뜻』이라고 이벤트를 설명.
연극과 마당극의 장르를 유세와 당원교육에 적극 활용하는 신인들도 등장했다.국민회의의 박우섭(朴祐燮.41.인천남갑)위원장은서울대문리대 연극반출신 경력을 살려 거리유세를 마당극 형식으로진행할 예정.
관객의 참여가 마당극의 특징인 점에 착안,둥그런 자리에서 판소리 추임새나 변형된 탈춤형식을 도입,유권자와의 합일(合一)를유도해보자는 뜻이다.
朴위원장은 4월초 개봉될 5.18관련영화 『꽃잎』에서는 대학동창 장선우감독의 권유로 코 믹한 의사역을 맡아 재야투사적 이미지의 희석을 기대하고 있다.
신한국당의 이성헌(李性憲.38.서대문갑)위원장은 최근 김지숙씨등 연극인 7명의 도움을 받아 개혁.역사바로세우기등의 의미를담은 목적극(劇)을 당원교육에 도입,딱딱한 주입식교육이 넘볼 수 없는 호응을 얻고 있다.
李위원장은 연세대.이화여대등 신촌지역특성을 고려,대학생자원봉사자들로 12인조 미니교향약단,24인조 혼성중창단을 구성해 「노인들을 위한 열린 음악회」등도 선보이고 있다.
소설가출신인 김진명(金辰明.38.국민회의 송파을)위원장은 피탈문화재반환운동이라는 이색캠페인을 펼치는 경우.지난 연말 일본천리교에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돌려달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던 金위원장은 『당선되면 고려불화.경국대사사리탑등 문화재 환수운동을 가장 먼저 펼치겠다』며 피탈문화재 목록작성과 법적방안 마련에 몰두중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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