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학습저력 키우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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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기본기를 잘 닦아야 고등학교에서 공부의 탄력을 받는다.” 일선 교사들의 공통된 말이다. 중학생 때 공부 습관뿐 아니라 공부 기술을 긴 안목에서 다져놔야 자기가 원하는 공부와 진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명문대학, 중학교 때 결정된다』(글로세움)를 낸 서울 문일고 김혜남左 교사와 아발론교육 김수영 평가원장에게 중학생들의 방학 공부법을 들었다.

◇국어사전을 끼고 살라=김 교사는 “독해 능력은 단기간의 학원 수업이나 고액과외로는 높아지지 않는다”며 “독서로 배경지식을 쌓고 지문에 대한 이해력을 키우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모르는 어휘가 나오면 국어사전을 뒤적이는 습관을 들이라는 얘기다. 그는 “지문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려면 한자를 공부해야 한다”며 “한자 실력은 중학생들이 학습저력을 쌓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나만의 영어 단어장 만들라=김 원장은 “영어 독해에서 고득점을 얻으려면 평소 많은 책을 읽으면서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문장 해석뿐 아니라 전체 흐름을 이해하려면 언어영역의 문제해결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영어 어휘를 달달 외우는 것은 좋지 않다”며 “문장을 공부할 때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찾아 정리해야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덧붙였다. 어휘집에는 동의어나 반의어, 파생어를 함께 적는다. 김 원장은 또 “어휘는 외우고 잊는 과정을 반복해야 자기 것이 된다”며 “지문을 읽다 모르는 단어는 그냥 쭉 읽으면서 뜻을 유추해 의미를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 독해력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수학은 교과서가 ‘바이블(bible)’=수학은 단기간에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게 우등생들의 경험담이다. 김 교사는 “적어도 3개월 이상 투자해야 한다”며 “교과서의 모든 예제와 개념을 공부해 기본기를 다지고, 그 바탕 위에서 응용문제를 다양하게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를 풀 땐 여러 가지 공식을 응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미분과 적분 문제를 풀 때도 서너 가지 풀잇법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특정 단원의 개념을 대표하는 문제를 통째로 외우는 상위권 학생들을 ‘모범 사례’로 삼아야 한다는 게 그의 당부다.

◇사회과목 고득점 기초는 한자=한자는 어려운 용어가 많은 사회과목에서 고득점을 올리는 기초가 된다.

김 교사는 “신문을 읽으면서 그래프와 도표를 이해·분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사회탐구에서 늘 1등급을 받는 상위권 학생들이 ‘문제 안에 답이 있다’고 하는 것은 맞는 말”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용어나 교과서 목차는 아예 외우는 게 좋다. 그는 “영어로 된 과학용어는 사진이나 그림과 연관시켜 외우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1등 경험’이 왜 중요한가=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은 자기가 강한 과목에 집중해 스스로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중학 시절 전략적으로 잘하는 과목을 만들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 교사는 “‘학원 쇼핑’을 하거나 진도에만 관심을 쏟고 학습 내용을 탄탄히 정리하지 못하면 점수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녀의 학습저력을 키우려면 부모부터 질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들은 “아이와 함께 ‘문제를 왜 틀렸는가’를 분석하는 부모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박길자 기자, 사진=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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