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르포>3.서울 종로-노무현씨 서울입성 여부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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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부산4더 4694」.16일 낮.부산 번호판의 프린스승용차가서울 종로통을 부지런히 헤집고 다닌다.주민등록조차 채 옮기지 못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전의원의 차다.
『나좀 도와주소.』첫번째 방문한 청계피복노조사무실.盧전의원은솔직히 지원을 호소한다.만나볼 종로지역 노조대표자의 명단을 건네받기로 한다.
연고.조직이 없는 그의 공략대상은 우선 종로지역에 밀집된 재야단체와 노조정도일 수밖에 없다.
『이명박이 현대노동자를 탄압했다면 나는 울산에서 노동자와 함께 싸웠던 사람이오.』노동운동 지원경력을 내세운 그는 『내가 종로에서 당선되면 진보적 개혁을 원하는 대중의 승리』라고 마무리한다. 『이런데서 차 타고 다니면 표 까먹지.』창신동 좁은 골목길에서 차를 내린 그는 드문 드문 알아 보는 젊은이들과 악수를 나눈다.
구멍가게에서 만난 호남말투의 40대중년은 『이종찬이가 삐딱하긴 한데 그래도 괜찮을 거요』라고 말하다 『그래도 노무현이가 나오면 될거요』라고 얼른 말을 돌린다.
『허삼수와 싸운 내가 이번엔 이종찬과 싸웁니다.80년대엔 許나 李나 똑같은 5공인물이었소.YS 안 따라갔다고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DJ 안 따라갔다고 또 떨어뜨릴거요.』 창신동 민가협(民家協)사무실을 들러 오후7시 와룡동 한복골목에서 신문배달원들을 만난다.91년 종로배달원들과 폭력배사이에 「터」싸움이 벌어졌을 때 도와줬던 인연 때문이다.
그는 『선거기간중 자필서신을 돌려달라』『배달가정에 전화를 걸어달라』고 부탁한다.이들이 『노무현이 왜 종로에 나오느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하자 그는 『그것외엔 나를 공격할 게 없다.누가 더 서민을 위하는지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같은날 신한국당 이명박(李明博)의원.
이종찬.노무현을 따돌리고 있다는 자체여론조사를 놓고 『우리쪽이었던 젊은층의 노무현 쪽으로 이탈가능성』을 논의한다.『이종찬을 싫어하는 젊은층이 일부 盧로 가고있지만 결론은 양李간 2파전끝의 승리』라는 결론을 내린다.
기존 여당표에 이회창(李會昌)입당으로 지지도가 3~4%올라 모처럼 당(黨)의 덕을 보고 있다고도 보고된다.
李의원은 곧장 창신2동.동숭동 재개발지역을 돌며 『현대건설의신화인 나만이 진짜 지역재개발을 위해 일할 사람』이라고 말한다. 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의원은 『나와 YS간의 마지막 승부』로 대결구도를 몰아간다.
YS가 종로에 보낸 이민우(李敏雨).김명윤(金命潤),그리고 민자당 대선경선에 이은 최종4라운드라는 것이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잘했다면 이명박을 찍고 그렇지 않으면 나를 찍어라』고 유권자에게 말한다.『노무현은 야당표 잠식을 위 한 2중대 지원병』이라는 귀띔과 함께.
결국 30%의 호남표에 구여권표중 개인지지표를 묶어 낙승한다는 주장이다.
버겁기만 한 두 상대에게 盧전의원은 『청문회스타,맹목적 양金추종을 거부한 정치적 소신을 내세워 서울입성을 이루겠다』면서도『미세한 계가바둑이 될 것같다』는 전망을 감추지 않는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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