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과거사'] "전쟁 포로로 끌려간 왕자 유해 돌려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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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가 이탈리아.영국 등 과거 침략국들이 약탈해 간 문화재와 자국민의 유해를 되찾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영국 정부에 대해 137년 전 영국에 포로로 끌려간 자국 왕자의 유해를 돌려 달라고 지난 22일 요구했다. 1868년 옛 수도 마그달라에서 영국군과 벌인 전투에서 생포돼 영국으로 끌려간 알레마예후 테우드로스 왕자의 유해다.

당시 열 살이 채 안 됐던 테우드로스 왕자는 10여 년 뒤 19세의 나이로 영국에서 숨졌다. 왕자의 유해는 현재 영국 윈저성에 있는 성 조지 교회에 묘비도 없이 묻혀 있다.

에티오피아는 이탈리아 정부에는 "1936년 이탈리아 파시스트 군대가 참수한 에티오피아 저항운동군의 두개골을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두개골은 현재 이탈리아의 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에티오피아는 최근 이탈리아가 약탈해 간 고대 악숨 제국의 오벨리스크를 68년 만에 되찾았다.

이 오벨리스크는 BC 200~100년 아프리카 고대왕국인 악숨 제국의 위용을 상징했다. 37년 이탈리아 독재자 무솔리니가 에티오피아를 점령한 뒤 탈취해 갔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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