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할 경우 오히려 反日감정 더 악화-일본여당,訪韓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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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 연립여당의 방한(訪韓) 대표단은 10일 밤 도쿄(東京)시내 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11,12일 이틀로 예정했던 한국 방문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10일 오전 윤여준(尹汝儁)청와대 대변인의 발표가 전해졌을때만 해도 연립여당 대표단은 방한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었다.
자민당의 야마사키 다쿠(山崎 拓)정조회장은 『발표내용이 사실이라면 유감이지만 그래도 가는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사민당의 이토 시게루(伊藤 茂)정책 심의회장도 이에 동감을 표시했다.그러나 한국측의 강경한 자세가 확인되면서 연 립여당 내에서는 『불청객 낙인이 찍혔는데도 꼭 가야 하나』 『방한을 강행할 경우 오히려 한국 국민의 반일 감정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가될 수 있다』는 반대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측도 청와대 발표후 외교경로를 통해 『오지 않는 게 나을것』이라는 메시지를 일본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사키 정조회장과 이토 정책심의회장,도카이 기사부로(渡海喜三郎)신당 사키가케 정조회장등 대표단 3명은 10일 오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외무성등과 의견조율을 거친 후 오후9시30분 젠니쿠(全日空)호텔에서 최종 협의를 갖고 11시10분쯤 기자회견을 통해 방한연기를 발표했다.
…일본 정치권과 외무성은 4월의 한국 총선거가 이번 독도 영유권분쟁과 金대통령의 방한단 면담 거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연립여당 인사들은 金대통령의 면담 거절이 총선특표 전략의 하나라 보고 내심 불만이 가득한 분위기.
한편으로 지난해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 이후 역사공동연구위 설치합의등을 거쳐 가까스로 아물어가는 듯했던 한.일관계가이번 사태로 인해 4월 총선이 끝나더라도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반일(反日)캠페인이 연례적으로 벌어지는 8.15가 있고,종군위안부 문제도 현안이어서 한.일관계가 기본적으로 원만해지기 어렵다는 것이 일본측 시각.일본에서는 『한.일관계에 관한한 어떠한 개선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극언하 는 이도 있다. 당초 연립여당 대표단에 한.일 친선을 기대하는 내용의 친서를 휴대케 할 계획이었던 하시모토총리는 이날 방한이 무산된데대해 아쉬움과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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