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뮤지컬 "올리버" 주역 이상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춤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줄 처음 알았어요.』 10일부터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되는 뮤지컬 『올리버』의 타이틀 롤을 맡아 본격 연극무대 데뷔에 나선 이상아(24).연극협회(이사장 정진수)가 예술인 회관 기금마련을 위해 마련한 『올리버』는 박웅.김길호.김성원등 원로배우 들에서부터 김성녀.양금석.
이인철등 연극계 베테랑 연기자들이 총출연하는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이들과 호흡을 맞추며 춤과 노래를 익히는 일은 아역시절부터 13년의 연기경력을 자랑하는 이상아에게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얼떨떨해요.우리시대의 최고연기자들과 한 무대에 서는만큼 그에 걸맞은 최고의 연기를 해내고 싶어요.』 84년 TV데뷔때 동자승역으로 시작한뒤 공교롭게도 그에겐 선머슴역만이 단골로 주어졌다.간혹 성숙한 여인역이나 무당역으로 변신도 해보았지만 십수년간 팬들에게 각인된 미소녀의 이미지를 씻기엔 역부족이었다.그런 그에게 또 미소년역이 주 어졌다.
『연기자라면 대표작 한편은 있어야 하는것 아닌가요.』 어차피피해가지 못할 아역이라면 최고의 아역으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다.
배역에 대한 오랜 푸념은 싹 잊기로 했다.KBS-2TV 『슈퍼선데이』의 「이상아의 여인극장」과 MBC-TV 『도전 퀴즈나라』에 출연중인 그가 바쁜 촬영스케줄과 무대연습을 오가며 고된 연습을 견뎌온 이유를 알듯했다.
『무릎 관절이 다 삐걱거리는 것 같아요.』 모두가 사뿐히 뛰어올라 두다리로 다이아몬드꼴을 만들어 보이는 군무(群舞)동작.
연습중 그는 아픈 무릎에 두꺼운 보호대를 한동안 둘러야 했다.
주변에서 안쓰러운 눈길을 던지지만 그의 대답은 엉뚱하다.
『이번 기회에 땀흘려 살빼고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연약한 여인이 될거예요.』 탤런트 이창훈(29)과 목하 열애중인 그는 이미 성숙한 여인의 심정을 다 알아버린 것일까.상기된 얼굴로 『아직 결혼 생각은 없어요』라며 한마디를 던지고는 다시 연습장으로 향한다.
글=은종학.사진=오동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