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밀려 악수했지만 원구성 협상 ‘첩첩산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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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右)와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회 정상화 논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김상선 기자]

8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손을 맞잡은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의 얼굴에 긴장감이 흘렀다. 지난 5월 30일 임기가 시작됐지만 촛불집회에 밀려 40일간 문을 못 연 18대 국회를 향해 “대의민주주의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인지 등원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두 사람의 각오는 남달랐다. 2시간여의 단독 회담을 끝낸 두 사람은 6개 항의 합의문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합의문 작성 뒤 오후 6시50분쯤 기자들 앞에 나타난 둘은 포옹으로 지루했던 협상의 마무리를 자축했다.

◇가축법 개정 특위 구성 합의=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한나라당 주호영,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활발한 물밑 접촉을 벌였다. 전날까지 가축전염병 예방법(가축법) 개정을 놓고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지만 이날 오전부터 협상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서 수석부대표는 “개정에 약속하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나 “국민 요구를 반영하고 국익을 고려해 개정한다”는 절충안을 제시했고, 결국 한나라당이 이를 받아들여 ‘가축법 개정 특위’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이날 오후 열린 양당 원내대표 간 회담은 합의로 가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국회 공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끓어오를 데까지 오른 데다 양당 모두 최근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함에 따라 정치권에 화해 무드가 흐르고 있었다.

특히 17일 예정된 ‘제헌 60주년’ 행사는 여야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회 사무처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11일로 예정된 어린이국회는 국회의장이 있어야 주관이 가능하고 17일 열릴 제헌 60주년 경축식은 초청장을 보낼 의장이 없어 행사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이 내건 두 가지 등원 조건인 쇠고기 협상 국정조사특위와 가축법 개정 특위 구성이 모두 받아들여지긴 했지만 이들 특위에서 여야 간 논의가 잘 풀릴지는 미지수다. 가축법 조문뿐 아니라 국정조사 기간이나 대상을 놓고도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원 구성 협상은 이제부터=이날 여야 간 합의는 엄밀히 말하면 ‘개원 협상’이 아닌 등원 합의일 뿐이다. 기존의 개원 협상은 상임위 배정 등 원 구성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날 의장 선출과 개원식 개최는 합의했지만 앞으로 협의해야 할 사항이 더 많이 남게 됐다.

원 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은 법사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을 것인가다. 17대 국회에선 야당인 한나라당이 맡았었다. 그래서 민주당은 이번 국회에서도 야당인 자신들이 이어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법사위원장 자리는 민주당에 주되 권한과 기능을 조정하겠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상임위 숫자 조정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소관 상임위 배정도 난제다. 민주당의 경우 가축법 개정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이를 원 구성과 연계할 가능성도 있다. 만일 원 구성이 늦어지면 이번에 새로 장관으로 임명된 국무위원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글=이가영·정강현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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