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D-3] 각 당 주장 호남 31곳 판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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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호남은 격전지 축에 끼지 못했다. 지난 2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될 때만 해도 열린우리당의 일방적인 압승이 예상된 곳이었다. 호남이 주된 지지기반인 민주당조차 이 사실을 부인하지 못했다.

탄핵풍은 지난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냈던 호남에서 위력을 떨치면서 선거바람을 잠재웠다. 그러나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미세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전남지역을 시작으로 민주당의 추격이 시작되면서 격전지를 넓히고 있다. 추격의 속도는 느리고 완만하다. 선거는 사흘 앞이다. 뒤늦게 불붙은 민주당의 추격이 당락의 판도를 뒤엎을 바람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광주.전남과 전북을 합친 호남의 의석수는 31개. 243개 전체 지역구 의석의 13%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4.15총선에서 호남의 선택은 산술적인 의석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사이에 벌이고 있는 팽팽한 '원내 제1당 경쟁'에 캐스팅 보트로 작용할 수도 있다. 민주당이 기사회생할지도 전적으로 호남의 선택에 달려있다.

민주당은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3보1배 행군 이후 호남 민심이 빠르게 복원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자체적으로는 10여곳을 접전.경합지로 분류하고 있다.

장성민 선거기획단장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이후 노인세력과 한나라당 지지층이 빠져나오고 있고 이들 상당수가 민주당 지지로 옮겨왔다"며 "이런 추세가 가속되면서 상당수가 우세지역으로 돌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막판 당력을 몽땅 호남에 쏟아붓고 있다. 秋위원장은 10일 목포.나주.해남.완도 등 전남지역 9곳을 훑었고, 11일엔 남원.임실.전주 등 12개 지역을 돌았다.

열린우리당은 "거품이 다소 빠지고 있긴 하지만 당락이 뒤바뀔 정도는 아니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선대위 관계자는 "광주와 전북은 여전히 우리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전남의 일부 지역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자체적으론 23곳을 오차 범위를 벗어난 우세지역, 8곳 정도를 경합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백중지역의 상당수가 다시 열린우리당 우세지역으로 돌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강래 의원도 "종전 지지도는 그대로 지탱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의중'이 당락을 가를 막판 변수가 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DJ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을 秋위원장과 동반, 호남유세에 활용하고 있다. 열린우리당도 DJ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정당임을 부각하고 있다.

이정민.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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