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화제>'앞뒤가 따로 없는 책'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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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책의 「형식파괴」.
앞뒤 표지가 똑같은,앞에서부터 읽어도 되고 뒤에서부터 읽어도상관없는 독특한 양식의 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최근 나온 『문명 속으로 뛰어든 그리스 신들1』(사계절 刊). 앞뒤 표지만 본 독자들은 『이 무슨 실수람』하며 혀를 찰 법하다.그러나 책 내용을 보고는 대번 출판사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다.
같은 소재를 갖고 앞부분은 글로,뒷부분은 그림 위주로 꾸민 이 책은 글과 그림이라는 장르의 차이를 독립시켜 편집한 아이디어 상품인 셈이다.
『문명 속으로…』은 서양문명의 고향인 그리스.로마 신화들을 우리 손으로 정리한 안내서.
먼저 앞부분을 넘기면 혼돈이 가득했던 태초의 시간부터 대지의여신인 가이아의 탄생,제우스와 헤라의 사랑싸움,그리고 헤라클레스의 일생 등 그리스.로마 신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책을 뒤집어 표지를 열면 안토니스 반딕의 『사티로스로 변신한주피터와 안티오페』,루벤스의 『주노와 아르고스』등 서양명화 12장의 컬러사진과 해설이 계속된다.앞에서 읽었던 신들의 이야기가 서양미술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용됐는가를 확인 하게 된다.지난해에는 『월드비즈니스 가이드-일본』(고려원 刊)이 이같은 형식으로 출간된 바 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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