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화제>가짜 외제 골프채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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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이 골프채 진짭니까.』『저희는 가짜는 취급하지 않습니다.』지난 19일 가짜 외제골프채를 제조판매해온 업자들이 구속된 이후 골프숍에서는 으레 이런 말부터 오간다.일부 골퍼들은 볼이 제대로 안맞는다고 다시 들고와 진위여부를 새삼 확인하는 경우도있어 골프채상인들을 당혹하게 만들기도 한다.
골프채 제조업계에서는 그러나 이번 사건을 그리 새삼스러워하는분위기가 아니다.이미 오래전부터 가짜채가 나돌고 있다는 소문이퍼져 있었기 때문이다.오히려 가짜채를 찾는 골퍼들이 의외로 많은 현실이 더 한심스럽다고 개탄한다.
◇유통현황 국내에서 유통되는 외제채는 네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수입상이 정식으로 수입하는 정품과 제3자가 들여오는 병행수입품,그외 여행자가 개별적으로 들고오는 핸디캐리를 제외하면 모두 밀수품과 가짜다.
이번에 구속된 업자들이 불법으로 조립판매한 골프채는 캘러웨이.혼마.S-야드.테일러메이드등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유명브랜드.골프채 한 세트에 2백만원이 넘지만 없어서 못팔 정도로 골퍼들이 선호하고 있다.「시중에 유통되는 외제채의 7 0%가 가짜로 추정된다」는 검찰의 발표와는 달리 업계에서는 40~50%를가짜로 추정하고 있다.그러나 일제 혼마나 S-야드는 수입이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어 80~90%가 가짜 아니면 불법제품으로 봐도 무방하다.
◇제조방법 대만에서 똑같은 모형의 부품을 들여와 클럽 헤드와샤프트에 상표를 각인한다.골프채 핵심부품인 헤드와 샤프트는 각각 12만~15만원,5만~8만원이면 수입이 가능하다.따라서 드라이버 하나에 2백만원을 호가하는 S-야드의 경우 기타 비 용을 포함하더라도 60만~70만원을 남길 수 있다는게 업계의 계산이다. ◇유통방법 주로 두가지 경로로 유통된다.골프숍과 결탁해 판매하거나 골프연습장의 레슨프로들을 통해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최근에는 PC통신을 통해 파는 방법까지 동원되고 있다.새골프채를 일부러 중고채로 만들어 중고판매점에서 팔기도 한다.
◇구별방법 모조기술이 뛰어나고 납세필증까지 붙어 있어 사실상정품과 구별이 불가능하다.또 가짜라고 해 제품에 큰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가짜인지도 모르고 계속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단지 시중가보다 가격이 터무니없이 싸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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