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뉴스] 정치인의 마음은 봄이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봄은 왔지만
정치인의 마음은
봄이 아니다.

벗님들이 봄꽃 즐기는 사이
삼보일배를 마친
추미애 위원장은
어느 병원에서인가
링거 주사를 맞고 있었을 게다.

그 시간에도 정동영 의장은
노인들에게 사과하느라
어느 노인정이라도 찾았나.

박근혜 대표는
또 어느 시장에선가
생선 몇 마리를
샀을지도 모르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 사상 최대의
풍파를 일으킨 정치판.
실언엔 유구무언,
검은돈에도 유구무언

여전히 충청도 민심
경상도 민심
망월동 민심에
기대려는 우리 정치판은
한겨울의 한파와
시련 속에 있구나.

외환위기 이후의
최대 경제위기 속에서도
우리 벗님네들은
마음 상하지 않고 유유자적,
벚꽃을 구경하러
전국을 유람한다.

피어 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위로만 치솟는 물가가
하늘을 찔러도
우리 벗님네들 잘들 노신다.
하긴 뭐 더 잃을 것이 있다고
놀지도 못할까.

그러나 벗님네들,
놀고 지내다가도
4월 15일 그날 하루만은
마음 추스르고
한국 정치에 벚꽃놀이 신명을
잘 좀 가르쳐 줍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인 수가 3559만6499명이라고 공표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62만7815명 많다고.

성기완(시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