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야 놀자] 가치주 펀드 투자 적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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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가치주에 대한 정의는 제각각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내재 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식’을 가치주라고 합니다. 많은 운용사는 내재 가치를 측정할 때 주가수익비율(PER) 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사용합니다. PER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이 또한 낮을수록 저평가됐다는 것을 뜻합니다. 가치주 펀드라고 하면 저평가된 주식 또는 PER·PBR 등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산업의 주식을 주로 보유한 펀드가 되겠지요.

가치주의 수익률 변동성은 다른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입니다. 이에 반해 반도체 관련주 등 성장주는 시장 강세 국면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약세로 돌아서면 곤두박질치는 모습을 빈번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변동성이 작은 가치주 펀드는 약세 국면이 되면 상위권에 대거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가치주 펀드에 투자해야 하는 걸까요? 가치주 펀드가 시장 약세 국면 때 상대적 우위를 보인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모든 국내 주식펀드를 버리고 가치주 펀드에 ‘올인’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가치주 펀드는 강세건 약세건 자신의 투자 보따리에 항상 담겨 있어야 합니다. 물론 3개월 전에 가치주 시절이 올 것을 예감하고 가치주 펀드로 옮겨 탄 투자자가 있다면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솔직히 전 몰랐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도 몰랐을 것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성장주와 가치주를 오가며 투자하는 것은 전문적인 투자자도 성공하기 힘든 투자방법입니다.

가치주 펀드에 매력을 느낀다면 자신의 투자 보따리에 담긴 국내 주식펀드 중 가치주 펀드 비중을 60∼70%까지 늘리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비전문적인 개인투자자는 항상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염두에 둔 분산 투자가 중요합니다. 최근 가치주 및 중소형주 펀드가 각광을 받고 시중 금리가 급등하는 시황이 시사하는 것은 증시의 완연한 약세 국면 진입입니다. 다시 말해 주식 내에서 가치와 성장의 선택보다 채권 등 더 다양한 자산으로의 분산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최상길 제로인 전무 (www.funddoc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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