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 자체 편집 중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초기화면의 ‘자체 편집 뉴스섹션’ 코너 서비스를 조만간 중단한다. 그 자리에는 네티즌이 각자 취향에 맞게 뉴스 등 다양한 콘텐트를 골라 배치하는 ‘오픈 캐스트’ 코너가 생긴다.

최휘영 NHN 대표는 1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중 네이버 뉴스코너의 자체 편집을 중단하겠다”며 이런 네이버 개편 방향을 밝혔다.

그는 “초기화면에서 소수의 뉴스 아이템을 자의적으로 뽑아 하루 1700만 명의 네티즌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또 “포털의 뉴스는 기사를 선택 취재한 전문 언론사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며 “언론사의 편집 가치가 독자에게 직접 전달되도록 하는 게 포털 뉴스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뉴스코너는 콘텐트의 신뢰성과 상관없이 클릭 수가 많은 선정적 뉴스나 정치색 짙은 이념적 콘텐트들을 담으면서 ‘여론 편향과 왜곡을 낳는다’는 논란을 일으켜 왔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뉴스의 자의적 판단을 자제하고, 이용자 스스로 콘텐트를 선택하게 하려는 건 온라인 미디어에 수반되는 ‘어젠다 세팅’의 부담을 덜겠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네이버가 검토 중인 새로운 초기화면 내용은 이렇다. 네티즌은 초기화면 중앙에 위치한 오픈 캐스트(현재의 뉴스코너)를 스스로 꾸민다. 기본 화면은 언론사들이 오픈 캐스트에 맞게 제작한 뉴스 화면이 순차적으로 돌아가는(롤링되는) 방식이다. 이들 콘텐트의 선택과 제목 달기는 언론사마다 자율적으로 만든다. 이때 이용자가 원하는 뉴스를 선택하면 그 뒤부터 해당 언론사의 뉴스코너가 오픈 캐스트 화면에 고정적으로 뜬다. 물론 네티즌이 뉴스 콘텐트를 원하지 않으면 쇼핑·레저·문화 등 다른 콘텐트로 오픈 캐스트를 꾸밀 수 있다.

최 대표는 “오픈 캐스트에 들어갈 뉴스코너의 디자인을 언론사들과 협의해 늦어도 연내 서비스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들이 오픈 캐스트를 잘만 활용하면 그동안 네이버에 집중된 많은 트래픽을 각 언론사 사이트로 옮겨가 수익모델의 기반을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